그동안 원주와 춘천교구에서 45년 동안 사목을 하시던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 소속이셨던 공 토마스 신부님께서 지난 2월 19일에 돌아가셨습니다. 신부님께서 원주의 한 본당 주임으로 계실 때 가난했던 신자들에게 하느님과 이웃 사랑을 가르치는 삶을 보여주셨습니다. 신부님 미사 복사를 하던 그 시절, 한 소년은 신부님의 가난하고 인자하신 삶을 바라보며 사제성소의 꿈을 가질 수 있었습니다.
지 주교님께서 유신독재에 항거하시다가 감옥에 가셨고, 출옥 후에 교구의 가난한 이들, 특히 수재민, 농민, 광부들을 돌아보시며 그들의 권리를 대변해 주셨습니다. 주교님께서 사제들에게 주님의 가난한 정신으로 살아야 가난한 이들의 진정한 벗이 될 수 있다고 말씀하시곤 하셨습니다.
지난 일들을 뒤돌아보면 공 신부님께서는 한 소년에게 성소의 꿈을 갖게 해주셨고 지 주교님께서는 한 신학생에게 정의와 가난한 사제 상을 간직하게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 신학생은 사제서품을 앞두고 마태오 5장 3절을 평생 간직할 성구(聖句)로 정하였던 것입니다.
사제품을 앞둔 대품 피정 때 지도 신부님께서 해 주셨던 말씀이 생각납니다. 신부님께서 당신 체험을 말씀해 주시면서, 사제생활에서 중요한 것은 재물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인데, 그날 그날 가난하게 살 수 있는 것만으로도 주님께 감사할 수 있으면 주님의 사제로 잘 사는 것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게 살 수만 있다면 재물 뿐 아니라 제일 끊기가 어려운 명예욕에서도 자유로울 수 있고 예수님을 닮은 멋진 사제가 될 수 있다고 하셨습니다.
이제와 사제생활을 뒤돌아보면 자랑할 것도 없는 처지이지만 그래도 사제품을 앞두고 새겼던 “마음이 가난한 사람들”이 담긴 성구는 신자들 사랑과 지칠 줄 모르는 열정을 갖게 해주었고 복음과 교회로 향하게 할 수 있는 나침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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