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은 첫째가 되려면 먼저 꼴찌가 되어야 한다면서 겸손을, 그리고 이웃을 세심하게 배려하는 아름다운 모습과 함께 숭고한 사랑을 가르쳐 주셨습니다.
조선시대 명 재상인 황희 정승에 관한 일화입니다. 황희 정승은 어느 여름날 시골길을 지나던 중 한 농부가 누런 소와 검은 소를 데리고 밭을 가고 있는 모습을 보게 됩니다. 황희는 갑자기 호기심이 발동하여 이렇게 물었습니다.
“두 마리 소 중 어떤 놈이 더 일을 잘 하오?”
그러자 농부는 황희의 옷소매를 끌고 밭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 데리고 가 황희의 귀에다 대고 조용한 목소리로 말했습니다.
“누런 놈은 일도 곧 잘하고 시키는 대로 말도 고분고분 잘 듣는데, 검은 놈은 꾀가 많아 다루기가 좀 힘들답니다.”
황희는 어이가 없어 이렇게 물었습니다.
“아니, 노인장, 그게 무슨 비밀이라도 된다고 일부러 여기까지 와서 조용하게 말씀하시오?”
그러자 농부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아무리 미물이라 할지라도 지들을 좋아하고 미워하는 것을 안답니다. 내가 만일 아까 그놈들 근처에서 이 얘기를 했다하면 그놈들이 다 들었을 것 아닙니까? 어떻게 사람의 말을 짐승이 알아들으랴 싶지만 나는 내 집일을 위해 묵묵히 일해 주는 그놈들의 기분을 상하게 하고 싶지 않소.”
황희는 이 농부의 사려 깊은 행동과 배려하고 사랑하는 마음에 깊은 감동을 받았고 이후 평생을 다른 사람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일이 없도록 말 한마디, 행동 하나도 조심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뛰어난 재상으로 추앙받는 황희 정승 리더십의 최대 덕목은 바로 배려와 칭찬이었습니다. 칭찬은 고래를 춤추게 할 뿐 아니라 뚝심의 소도 춤추게 할 수 있습니다. 누런 소와 검은 소 다함께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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