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 교회 첫 신학생이 한국 교회에서 탄생했다. 몽골 성 베드로바오로본당 출신인 엥흐 바타르씨가 그 주인공이다. 바타르씨는 지난 3월 2일 대전가톨릭대학교 신학과 1학년에 입학함으로써 사제 성소를 향한 본격적인 걸음을 내디뎠다. 문화적 차이를 비롯해 선택이 쉽지 않은 주·객관적 환경 가운데서도 성소를 택한 그의 길에 주님의 은총이 함께 하시길 모든 신자들과 더불어 기도한다.
특별히 바타르 신학생의 사례가 눈길을 끄는 것은 불과 17년 전인 1992년에야 복음의 씨앗이 뿌려지고 전체 신자수라고 해야 550여 명에 불과한, 그야말로 맹아기에 있는 몽골 교회의 복음화에 한국 교회가 힘을 보태고 나섰기 때문이다. 바타르 신학생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한국 교회는 170여 년 전인 1836년 형제 교회의 도움으로 김대건과 최양업 최방제 등 우리나라 최초의 신학생을 해외로 보내 사제로 양성시킨 역사가 있다.
이번 몽골 교회 신학생 탄생은 그동안 많은 형제 교회의 도움으로 성장하고 발전해온 한국 교회가 조금이나마 그 은혜를 갚는다는 데 일차적 의미가 있다. 이런 차원에서 서울대교구와 대구대교구 등 몇몇 교구는 이미 오래전부터 중국을 비롯해 방글라데시와 베트남 등 아시아지역 여러 교회 신학생들을 한국 교회 품으로 불러들여 사제로 양성하며 아시아 복음화에 함께 해오고 있다.
‘신학교는 교회의 심장’이라고 표현할 정도로 사제 양성은 교회의 가장 중요한 과업 중 하나다. 사제이신 그리스도를 닮고 전해야 할 사람들인 신학생들은 무엇보다도 예수 그리스도와 친교를 맺어야 한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교회가 지속적으로 확인하고 강조해오듯이 신자라면 누구나 사제 성소에 책임을 지니고 있다. 이런 길에 한국 교회가 든든한 형제로 책임을 함께 나누고 복음화의 동반자로 친교를 다져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하느님의 은총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함의와 더불어 한국 교회의 아시아 교회 사제 양성은 새 복음화 시대의 중심 대륙으로 부상하고 있는 아시아에 있어 한국 교회가 아시아지역 선교에 중심적인 역할을 해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번 몽골 신학생 탄생으로 한국 교회 신자들이 그동안 멀게만 느껴져 오던 아시아교회에 대해 좀 더 많은 관심을 갖고 이웃 교회와 사랑을 나누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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