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가 왜 종교의 외도로 느껴지는 사회참여를 해야만 할까? 근원적 이유는 결국 인간을 위해서다.
교회는 인간이 만물의 영장으로서 우주 만물 가운데 가장 존귀하며, 따라서 세상의 모든 것, 즉 정치, 경제, 학문과 과학발전 등 모든 것이 이 인간을 위해서 있다는 것을 믿는다.
인간이 없는 지구 세상, 인간이 없는 우주는 우리에게 아무런 의미가 없다. 그러므로 정치나 경제의 주체는 인간이어야 한다. 그런데 언제부터인지 경제가 우선이고 경제 다음에 인간이 있는 양상 속에 살고 있다. 마치 경제발전이 신앙처럼 숭상되고 있다.
이는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는 글로벌 경제위기 속에 더욱 그렇다. 과거 대연각호텔 화재, 성수대교 붕괴, 삼풍백화점 붕괴를 비롯해 최근의 용산참사 등이 얼마나 인간경시 풍조인지를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사제의 수단은 왜 검은색일까?
어떤 색에도 물들지 않는다는 점에서 검은색은 공정성과 중립성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천주교 사제복이나 축구 주심의 옷이 검은색인 것도 그러한 이유다. 공정성과 중립성을 좀 더 잘 지켰더라면…. 인간을 소중히 여기고 하느님의 ‘룰’을 어기지 말라는 하느님 중심의 사고를 사제복에서 되새길 수 있다. 건물만이 아니라 저 길, 저 강, 저 다리 어느 것 하나라도 인간생명 존중의 손길이 조금만 더 닿았더라면 그런 사고, 그런 참사는 미연에 방지될 수 있었을텐데…. 더 나아가 우리의 정치체질과 사회구조가 전 근대적 폐쇄성을 탈피하고 혁신된다면 오늘과 같이 질식해야 할 상황에서 참된 인간구제가 시작될텐데 하는 아쉬움이 너무나 크다.
그런데도 우리는 여전히 물질 우위의 가치관에 사로 잡혀 살고 있다. 이를 바꾸기 위해서라도 교회의 사회참여는 지극히 당연하고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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