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대학교가 ‘대학생 학습윤리 가이드북’을 발간, 학생들에 대한 윤리교육에 본격적으로 나섰다는 소식이다. 대학에서 그동안 시험 부정행위 및 리포트 표절, 대리출석 등 비윤리적 학습 행위들이 만연해 왔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다. 이점에서 가톨릭대학교가 이번에 국내 대학 최초로 학습 윤리에 대한 규정을 마련하고 대안까지 제시했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하지만 학습윤리 가이드북을 바라보는 심정은 편치 않다. ‘어린이 날’이 어린이 학대를 전제하듯이, 이번 학습윤리 가이드북도 대학생들의 비윤리적 관행을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학생 학습윤리 가이드북’은 과제물 작성과 제출, 시험 등에서 이뤄지는 비윤리적 학습 행위들을 영역별로 세분화해 정의하고 있다. 또 리포트 작성시 만연하는 표절 등 학습윤리 위반 행위에 대한 사례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
이번 ‘대학생 학습윤리 가이드북’발간을 계기로 대학에서의 비윤리적 학습 행위가 근절되기를 희망해 본다. 가톨릭대학은 교회의 최일선 청년사목 현장이다. 교회는 청년들이 복음적 삶을 살도록 하고, 사회를 바로 읽고 볼 수 있도록 안내해야 한다. 아울러 교회는 그들이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의 빛을 따라 가는지 알 수 있는 기준을 제시해야 한다. 그동안 가톨릭 교육은 청소년 및 청년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끌려간 면이 없지 않다.
교회는 청년들의 삶의 영역이 교회적으로 올바른지, 그들의 문화의 양식이 얼마나 복음적인지 알려주어야 한다. 이러한 노력은 결코 간섭이 아니다. 교회가 대학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이유도 청년들이 세상을 그리스도의 눈으로 보고, 그리스도의 머리로 생각하고, 그리스도의 마음으로 행동할 수 있도록 안내하기 위해서다.
청년이 미래의 희망이라는 단순한 구호만으로는 부족하다. 사회에는 이미 청년들에게 좋은 환경을 조성하기 보다 오로지 상업적 이익만을 위하여 그들을 이용하려는 성향이 널리 퍼져 있다. 이같은 현상은 지성의 전당이라는 대학에서도 마찬가지다. 교회는 무엇보다도 건강한 청년 문화 선도를 위해 헌신해야 한다. 교회는 청년 문화에 대해 항상 관심을 가지고, 올바른 청년 문화 지킴이 역할을 다해야 한다. 그래야 희망을 꿈꿀 수 있다.
가톨릭 청년 사목의 장(場), 가톨릭대학교가 바로서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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