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야구인들의 축제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으로 한 달이 즐거웠다. 응원의 함성이 전국을 들끓었다. 공 하나하나에, 선수들의 작은 몸짓 하나에도 국민들은 열광하며 아낌없는 박수를 보냈다.
야구를 사랑하는 한 사람으로 우리나라 선수단이 보여준 투혼과 열정은 그 자체로 아름다웠다. 지난 대회보다 선수 구성 면에서 약해졌다는 평가를 비웃기라도 하듯 미국 메이저리그 선수들로 구성된 세계 강팀들을 연파하며 한국 야구사에 길이 남을 결실을 일구었다. 이 과정에서 경제 위기에 신음하던 국민들은 ‘하면 된다’는 정신력을 보여준 대표팀에 환호했다. 국민의 삶이 고달플수록 스포츠가 국민 단합에 큰 역할을 한다는 ‘진리’도 확인시켜 줬다.
이쯤에서 한국 대표팀 김인식 감독 얘기를 하지 않을 수 없다. 환갑이 넘은데다 뇌경색 병력도 있는 김감독은 경기 일정 내내 심한 감기 몸살로 코피까지 쏟았다고 한다. 하지만 노장 감독은 자신보다 대한민국과 대한민국 야구의 명예를 위해 살신성인하며 선수단을 이끌었다. 그리고 그가 남긴 한 마디는 전 국민들의 가슴에 큰 감동을 선사했다. ‘위대한 도전’ 발언이었다. 객관적인 전력 면에서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강한 나라들을 상대로 위대한 도전을 하겠다고 당당하게 밝혔고, 그 말을 증명했다.
김 감독의 이 어록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한다. 시도해보기도 전에 기회를 박탈당하는 젊은이들에게, 내쫓김을 당하기 전에 제2의 인생을 찾기 위해 새로운 삶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패배와 의심에 맞서는 용기와 도전 정신,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희망이다. 이것이야말로 위대한 도전이 아닐까. 위기를 기회로 현재의 힘겨운 상황을 희망으로 바꾸어 나가는 노력과 열정은 진정 위대한 도전일 것이다.
인류 탄생 이래 세계사를 뒤바꾼 위대한 도전은 계속 되어 왔다. 나폴레옹은 다음과 같이 말했다.
“인류는 상상력에서 태어났다. 사는 동안 인간은 상상의 세계를 실현하기 위해 무모한 도전과 위험한 모험을 서슴지 않는다. 목숨을 내걸어야 할 상황에서도 새로운 것을 향한 호기심, 도전을 향한 열정을 주체할 수 없었던 사람들로 인해 인류사는 언제나 새로운 국면을 맞고 진일보해왔다.”
세계 인류사에 위대한 도전자는 일일이 열거하기 힘들 정도로 많았다. 모든 사람들의 책상 위에 컴퓨터가 놓이길 희망했던 빌 게이츠, 용기와 희망을 주는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장애를 딛고 일어선 위대한 정치가 프랭클린 루즈벨트, 인종 차별이 없는 세상을 위해 평생을 바친 넬슨 만델라, 절대적인 불리함 속에서도 임진왜란 때 바다에서 왜군에게 대승을 이끌어낸 수군의 명장 이순신, 그리고 죽을 줄 알면서도 교회와 신앙을 위해 목숨을 바친 이 땅의 모든 순교자들….
‘위대한 도전’. 거창하게 들리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누구에게나 해당되는 말인 듯하다. 각자가 처한 상황에서 보다 나은 삶과 미래를 꿈꾸며 열심히 살아가는 이 땅의 모든 이들이 바로 위대한 도전자란 얘기다. 우리가 넘어야 할 산은 거칠고 가파르지만 우리 민족은 어려울 때일수록 빛을 발하는 위대한 저력을 지니고 있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희망과 자신감으로 ‘눈을 부릅뜨고 소처럼 걷는’ 호시우행(虎視牛行)의 자세로 전진하자. 우리의 위대한 도전은 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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