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에게는
당신 품 안에서 편히 쉬시도록
자비를 베풀어주셨음을 믿습니다.
주님의 뜻을 널리 펴신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의
사랑과 희생과 겸손을 배우려 합니다.
추운 영하의 날씨 속에 몇 시간을
기다리며 추기경을 뵙고자 했던 시간도
사랑과 행복으로 따뜻했습니다.
부자도 가난한 사람도
몸이 불편한 사람도, 성한 사람도
욕심이 극에 찬 사람도, 이웃과
나누는 사람도
어른, 아이, 남자, 여자도
빛나는 사람도, 소외된 사람도
힘 있는 사람도, 힘없고 약한 이도
물결지어 찾아와 눈물을 흘렸습니다.
주님
이 모든 사람들의 찾음이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의
권위 때문이 아니라 한껏 낮아지신
겸손과 희생임을 알게 하소서.
이념과 보수, 진보 각계 각층을
아우르는 타협과 포용임을 알게
하소서.
이웃과 고통을 나누고
모든 것을 내탓이오, 내탓이오
내 큰 탓으로 돌리며
사랑이 머리에서 가슴으로 내려
오는데
70년이 걸렸다는 추기경의 오직
감동뿐인 사랑임을 알게 하소서.
빈 손 안에 사랑만을 가득 채운
무소유의 비움과 나눔임을 알게 하소서.
나누어 주신 눈은 다만 앞을 보라는
것이
아니고 사랑과 진리의 빛을 열어
온 세상을 밝게 보게 하시려는
선물임을 알게 하소서.
사랑하는 주님
그리하여 저희가 깨달아
바라고 실천하려는 일들을 도우소.
주님의 백성인 저희 신자들이 이제는
더욱 낮아지고 겸손하고 나누고
내 자신처럼 이웃을 사랑하여
김수환 스테파노 추기경의 삶이
빛바래지 않게 행동하고 생각하게
하소서.
계층과 이념과 종교와 집단을 떠나
온 국민이 추기경의 마지막을 애도함은
아직 우리 사회의 가치관이 남아 있음을
알고 희망을 갖게 하소서.
감히 부르며 기도하옵니다
사랑하는 주님.
이봉운(미카엘·안산 월피동성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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