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품을 앞두고 사제 삶의 방향을 알려주는 성경구절 하나를 선택해야 했습니다. 무슨 성경구절을 선택해야 좋을지 고민했습니다.
그러던 순간 신학교 시절부터 지금까지 성당에서 하느님과의 만남을 시작할 때 항상 입에 맴돌던 기도가 생각났습니다. 첫 마디가 “하나가 되게 하소서”라는 짧은 문장의 기도였습니다. 그래서 “아! 이 말씀이 나오는 성경구절을 나의 사목모토로 정하면 되겠구나!”하고 결심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성경구절이 요한복음 17장 11절과 21절, 두 군데에 나오기에 둘 중 하나를 선택하기로 했습니다. 11절은 제자들이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라는 기도이고 21절은 믿는 모든 사람들이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라는 기도였습니다. 생각 끝에 21절의 기도의 범위가 더 크기에 그 구절을 선택했는데 작은 실수로 인해서 상본에는 11절로 인쇄되어 나왔습니다. 조금 속이 상했지만 교정할 시간이 없었기에 그냥 하느님의 뜻이라고 받아들였습니다.
지금은 예수님께서 제자들을 위해서 하느님 아버지께 간절히 청한 “우리처럼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 11)라는 사목모토가 마음에 듭니다. 왜냐하면 동료, 선·후배 신부님들과 하나 되는 친교의 삶이 힘들고 어려울 때 저를 지켜주는 버팀목이 되어준다는 것을 조금씩 깨달아 가기 때문입니다.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이 보여주신 친교를 묵상하며 먼저 사제들과 하나 되는 삶을 통해 그리스도인과 하나 되는 삶으로, 모든 세상 사람들과 하나 되는 삶으로 한 걸음씩 나아가기를 희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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