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에 다녀왔습니다. 부산 지역의 가톨릭유아교육을 담당하는 선생님들을 만나러 기차를 타고 다녀왔습니다. 정신없이 살다보니 벚꽃도 못보고 살았습니다. 부산 가는 기차에서 겨우 만났습니다.
지난해 한반도 대운하를 반대하며 걷던 낙동강도 그대로였고 그 옆으로 벚꽃들이 활짝 피었습니다. 이런 때 여행은 고마움입니다. 사실 좀 지쳐있었습니다. 지친 제게 경부선 밀양역과 구포역을 지나며 만난 꽃들은 큰 고마움이었습니다.
부산에 도착해서 오래 알고 지내던 후배 집에서 하루 묵었습니다. 수년 전 후배의 결혼식에 못 간 것이 미안해 후배 아내와 두 돌 지난 딸 현정이를 불러 함께 저녁을 먹었습니다.
후배의 아내는 중국 길림성이 고향인 중국 교포입니다. 길림성에서 사범대학까지 나왔고 지금은 학원에서 아이들에게 한문과 중국어를 가르치고 삽니다. 후배 집 옆에 있는 식당에서 돼지 국밥을 같이 먹었습니다. 싸고 맛있었습니다. 많이 벌지 못하고 살아가지만 뜻있게 살고자 하는 우리네 삶 같았습니다.
돼지 국밥과 소주 한 잔 먹으며 지난 시절 함께 했던 이야기들 나누며 “그래 우리 수고 마이 했다”하며 웃었습니다.
얼마 전 제게 시가 적힌 메일이 하나 왔습니다. “3월에는 ‘수고했습니다’라고 말하자. 풀꽃에게도, 새싹에게도, 이웃에게도. 수고(受苦)는 고통을 받아 안는 것. 고통을 안는 것. 고통을 안고 새 힘을 선물 받는 것. 수고했습니다. 겨울 속에서 새롭게 피어나느라. 수고 많았습니다. 힘겨움 속에서 새롭게 태어나느라.”
우리 모두 수고 많았습니다. 가난한 이들이 고통당하는 시절, 추운 겨울 넘기고 이 새 봄을 맞느라고.
예수님도 수고 많으셨습니다. 모든 창조물들과 함께 부활하시느라 참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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