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회사 / 가톨릭신문사 사장 이창영 신부 - “고통 극복 후 더 큰 기쁨이”
이번 대회를 은총의 사순시기에 개최하도록 해주신 하느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2011년 대구대교구 설정 100주년을 앞둔 이 시점에서 극한의 고통을 이겨내고 그 속에서 참 신앙의 기쁨을 실현할 수 있는 성지순례 울트라마라톤대회를 대구에서 저희 가톨릭신문이 개최하는 것은 더없이 큰 기쁨이라 하겠습니다.
흔히 마라톤을 인생에 비유하곤 합니다. 여러가지 어려움과 고통 속에서도 완주했을 때의 그 기쁨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습니다.
우리 삶도 똑같습니다. 많은 어려움 속에서도 그 고통을 이기고 극복한 뒤에 비로소 더 큰 기쁨과 영광이 뒤따른다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번 대회 안에서 죽음의 터널을 뚫고 부활하신 예수님의 영광과 깊은 뜻을 마음 속 깊이 새긴다면, 머잖아 우리에게 다가올 부활의 영광과 기쁨을 만끽할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 남자부 1위 이동문·이광열씨 - "직장 내 마라톤 클럽 통해 꾸준히 연습"
이번 대회 100km 구간을 9시간 3분대로 완주해 공동 우승한 이동문(47)·이광열(44)씨. 직장 동료인 이들은 출발 때부터 페이스를 조절해 함께 달렸다.
“직장 내 마라톤클럽에서 만났죠. 자주 모여 함께 땀 흘려 뛰는 가운데 서로 경쟁하기도 하지만 친교를 나누는 데 있어서 마라톤은 더없이 좋은 운동입니다.”
술, 담배를 끊기 위해 5년 전 마라톤을 시작하게 됐다는 이동문씨. 처음에는 힘든 운동이 맞지 않아 고생도 했지만, 지금은 조금이라도 운동하지 않으면 더 힘들어지는 자신을 발견한다고.
“마라톤을 통해 규칙적인 생활이 몸에 배었다”는 이동문씨는 “절제의 삶을 배우게 되니 저절로 심신이 건강해진다”고 말했다.
금연과 체중조절을 위해 2002년부터 마라톤을 시작한 이광열씨는 운동을 통해 점차 모든 일에 적극적으로 변화하는 자신을 발견하게 됐다고 한다.
“항상 극한의 상황에서 자기 자신과 싸우다보니 인생을 대하는 태도가 바뀌게 되더군요. 무엇이든지 욕심내지 않고 겸손하게 사는 법을 배웠습니다.”
자연과 벗 삼아 달리는 울트라마라톤이 좋아 앞으로도 계속 대회에 참가하고 싶다는 이동문·이광열씨. “신앙을 갖지는 않았지만, 대회 참가자들을 위해 물심양면 희생을 아끼지 않은 가톨릭마라톤동호회 봉사자들의 모습에 고마움을 느낍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 여자부 1위 김미경씨 - “끊임없이 자신을 이겨야”
“원래 성격이 원만치 못했습니다. 그런데 마라톤을 시작하면서 주위 사람들을 배려하기 시작한 것 같습니다.”
100km 울트라마라톤 구간을 11시간 22분대에 완주한 김미경(43)씨. 이번 대회의 최고 기대주였다. 가냘픈 체구에 서글서글한 미소,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동안의 외모를 가졌지만 거침없이 대회에 임하는 자세만큼은 프로선수 못지않았다.
5년 전, 힘들었던 일상에 뭔가 매달릴 수 있는 일이 있을까 해서 시작했던 마라톤. 어느덧 그의 삶에 있어 가장 중요한 일부분이 됐다.
“마라톤의 매력이라면 무엇보다 ‘성취욕’인 것 같아요. 주어진 시간 속에 끊임없이 자신과 싸우며 스스로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다는 것은 얼마나 아름다운지요.”
울트라마라톤 최장거리인 622km에 도전하기 위한 단계로 이번 대회에 출전하게 됐다는 김씨.
이 대회를 통해 알게 된 가톨릭 신자들과의 인연은 개신교 신자인 김씨에게는 무척 특별하다고 말한다.
“극적인 체험을 통해 하느님을 만난다는 면에서 가톨릭 마라토너들과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지요. 이번 대회를 통해 좋은 분들과 아름다운 인연을 맺게 해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립니다.”
▲ 이색 참가자들
■ 마라톤 100회 완주 앞둔 강석기씨 - “고통의 시간 속에서 하느님 만나”
“교구설정 100주년을 준비하는 대회이기 때문에 제게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
이번 대회 출전으로 마라톤 풀코스(42.195km)와 울트라코스를 합쳐 99회째 도전에 성공한 강석기(예로니모·53·대구 현풍본당)씨. 공동 우승한 이동문·이광열씨에 이어 남자부 3위를 기록했다.
“달리기는 정직합니다. 연습한 그대로 결과가 나오기 때문이죠. 신앙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직장 생활 중 허리가 좋지 않아 2003년 마라톤을 시작했다는 강씨. 처음에는 대회 출전 후 허리가 끊어질 것처럼 통증이 심했지만, 이제는 오히려 마라톤 때문에 병이 호전됐다고 한다. 열심히 달린 결과다. 강씨는 신앙 또한 열심히 하지 않으면 하느님을 체험할 수 없다고 말한다.
“뛸 수 있을 때까지 달릴 겁니다. 고통의 시간 속에서 하느님을 만날 것입니다.”
강씨는 4월 12일 열리는 대구 국제마라톤대회 풀코스 출전으로 100회 달성에 도전할 계획이다.
■ 불자 마라톤 동호회 혜문 스님 - “자연과 어울리고 싶어 마라톤 선택”
이번 대회에는 다양한 개성을 표출하는 이들이 몇몇 눈에 띄었지만, 그 중에서 승복을 입고 뛰는 승려를 만날 수 있었다. 한국 불자 마라톤 동호회 회원들과 함께 이 대회에 참가한 혜문 스님(50·대한 조계종)이다.
“출가 후 처음 생활했던 곳이 팔공산 내 파계사 성전암이라는 곳입니다. 인근한 곳에 한티 순교성지가 있어서 당시 자주 다녔던 기억이 납니다. 그런 이유로 제겐 이번 대회가 의미가 깊습니다.”
민중들 속에서 함께 숨쉬기 위해 4년 전부터 마라톤을 시작했다는 혜문 스님.
아무런 기구 없이 오직 몸 하나로 자연과 벗 삼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이 종목을 택한 이유다. 이미 3회째 대구 마라톤대회 풀코스(42.195km) 경력이 있으며, 울트라마라톤 출전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밤에 사색하며 뛴다는 것이 이 대회의 매력입니다. 고독한 자연 속에서 고통을 이겨내는 가운데 절대자를 만나는 것은 비단 가톨릭신자만의 은총은 아니겠지요. 또 여러 종교 신자들과 함께하서 너무 기쁩니다.”
■ 최고령 참가자 69세 김판용씨 - “달린 후 느끼는 뿌듯함에 빠졌어요”
“고통 없이 영광도 없지요. 열심히 뛴 후 체험하는 뿌듯함은 직접 경험해보지 않으면 알 수 없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최고령 참가자상을 받은 김판용씨(69·경북 포항시). 평소 매달 2회 울트라마라톤코스를 뛰는 마니아다.
8년 전부터 마라톤의 매력에 빠져들었다는 김씨.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운동으로 다져진 몸이 웬만한 젊은이 못지않다.
“울트라마라톤은 풀코스를 경험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도전해 볼만 합니다. 다만 욕심을 부리면 안돼죠. 우리 삶에 있어서도 그 부분은 진리가 아닐까요.”
비신자인 김씨는 가톨릭 주최 울트라마라톤 대회들에 참가하며 가톨릭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다고 말한다.
“가톨릭 신자 마라토너들이 서로 배려하고 도와주는 모습에서 김수환 추기경님을 떠올렸습니다. 또한 라이벌의식 없이 가족적 분위기에서 이뤄진다는 점이 큰 매력입니다. 젊은이들과 함께 뛰며 인간적 유대관계도 더 좋아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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