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년 전 일 때문에 꽃동네를 방문했던 적이 있었다. 바쁜 일정으로 아이들이 머물고 있는 한 건물만을 겨우 둘러보았는데 그곳에서 보았던 장면들이 많은 시간이 흘렀음에도 아직도 지워지지 않고 있다. 오히려 세월을 더할수록 더욱 생생한 기억으로 남는다. 그 기억이 꽃동네를 생각하면 웬지 기분좋게 생각이 드는 이유가 됐고 지금까지도 꽃동네를 사랑해온 원인이 된 듯하다. 평소 꽃동네를 그저 그런 시설로 생각하며 오갈데 없는 사람들을 돌보는 복지시설중의 하나쯤으로 생각했던 것이 사실이였다. 그러나 그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보고 감탄을 했기에 그 기억이 아직까지도 지워지지 않는 소중한 추억으로 자리잡고 있다.
어떤 이유들로 인해 부모로부터 버림받은 아이들이었지만 꽃동네라는 큰 사랑의 울타리안에서 아주 맑고 밝은 모습으로 살아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를 대신해서, 아니 나를 대신해서 이 아이들을 돌보는 꽃동네가 그저 감사할 뿐이었다.
그런 꽃동네가 설립 25주년 맞이했다.
지난 76년, 시멘트 블록집에서 18의 가족으로 시작한 꽃동네가 우리사회에 만연된 불치의 병인 사랑의 결핍증을 치유하기 시작한지 만 25년이 된 것이다. 지금까지 꽃동네를 거쳐간 가족들만 해도 1만여명이 넘어섰고 4000여 가족은 이미 사랑의 치유를 받아 사회로 복귀했다고 한다.
거리에서 외롭게 죽어갈 3000여명의 형제자매들은 꽃동네에서 생을 마친 뒤 꽃동네 낙원에 평온히 잠들어 있고 현재도 꽃동네에는 총 3600여명의 가족들이 300여명의 남녀 수도자들과 봉사자들, 전국의 수많은 은인들의 도움으로 행복한 삶을 살아가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꽃동네는 이러한 단순한 물량적인 규모로서의 꽃동네를 넘어서 우리사회에 결핍된 사랑을 채워주고 생성해내는, 잃어버린 사랑의 기운을 다시 회복하게 하는 사랑의 샘으로서의 기능을 충실해 해왔다는 점에서 꽃동네를 더없이 사랑하게 만든다.
꽃동네를 다녀온 수많은 봉사자들은 한결같이 봉사하러 갔다가 표현할 수 없는 사랑의 위로를 한없이 받고 돌아 왔다고 말할 정도로 꽃동네는 전국민적인 사랑의 산교육장으로 이미 자리를 잡은 지 오래다.
특히 사랑의 연수원은 한해 평균 80여만명의 젊은이들에게 사랑의 진리를 가르치며 물질문명의 발달로 황폐해진 정신을 사랑의 정신으로 되바꾸는 역할을 충실하게 해오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의미는 그리스도의 복음정신에서 출발한 꽃동네가 그리스도의 사랑을 온 국민에게로 전파하는 최첨병 역을 다하고 있다는 점이다.
꽃동네를 후원하는 수십만명의 은인들 중에는 비신자, 타종교인들이 의외로 많다는 점이다. 그들은 꽃동네 후원을 통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확인하고 스스로 동참하며 자연스럽게 가톨릭을 접하게 된다는 점이다. 실제로 수많은 비신자 형제자매들이 꽃동네 봉사활동을 통해 가톨릭에 입교하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많은 사람들 중에는 「가톨릭은 몰라도 꽃동네는 안다」고 할 정도로 꽃동네는 이미 가톨릭의 상징으로 자리를 잡고 있은 지 오래다. 과거에도 그랬듯이 꽃동네는 하나의 복지 시설에 머무르는 정도가 아니라 우리에게 사랑의 메시지를 끊임없이 생산, 공급해 주는 기적수와 같은 존재로 영원히 남아 있길 기대해 마지 않는다.
한사람도 버려지는 사람이 없이 모든 사람이 하느님같이 우러름을 받는 세상, 이웃을 내 몸 같이 사랑하는 세상을 만들자는 꽃동네 가족들의 다짐처럼 「사랑의 실천 사반세기」를 맞는 꽃동네가 사랑이 부족한 우리사회에 사랑의 공기를 계속 불어넣어 줄 수 있도록 희망과 용기를 가질수 있도록 기도 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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