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프로야구 시범경기가 열리던 날 우리는 모처럼 코끝이 시큰해지며 가슴 한곳이 저리는 경험을 했다.
미국의 양부모에 입양돼 건강하게 성장한 장애소년 애덤 킹군이 금속제 다리로 마운드에 서 만인이 지켜보는 앞에서 시구를 하던 장면은 지금도 잊을 수 없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꿈에도 상상할 수 없었던 일, 우리나라였기에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수 있었던 그 일은 장애아를 가진 가정에, 그리고 장애를 조금이나마 이해하는 이들에게 신선한 충격이었을 법하다.
그러나 애덤 킹군의 사례는 소년을 입양한 부모만의 공이었다기 보다는 그 소년이 숨쉬며 살아가고 있는 사회라는 공기가 살아있음을 뜻하는 것은 아닐까.
오늘의 우리 사회라면 애덤 소년은 6개월에 한번씩 교체해 주어야 하는 의족의 비용 앞에 무너져 세상을 모르고 살아가고 있을 지 모를 일이다.
장애아를 데리고 목욕탕에 들어가니 목욕을 하다말고 탕을 나가는 이가 있더라는 경험을 토로하는 부모 앞에서 무슨 말을 해줘야 할까.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가 설립 25주년을 맞아 펼쳐 나갈 「사랑의 한가족」 운동은 이러한 극단적 개인주의를 때리는, 그래서 나눔의 소중함을 새롭게 할 모색으로 기대를 갖게 한다.
『나눔은 선물이 아닙니다. 나눔은 인간됨의 본질이며, 이미 했어야 할 일입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회장 김홍진 신부가 밝히는 이 운동의 정신은 삶에 임하는, 하느님 나라로 나아가는 모든 그리스도인이 지녀야 할 정신이기도 하다.
『나는 딴 일을 통해 나눔을 하고 있는데…』, 『조금만 더 여유가 생기면…』 등의 말로 혹시 나눔을 유보하고 있지나 않는 지. 가장 작은 교회인 「가정」마저 흔들리고 있는 이 즈음에 그리스도인이 해야할 일은 어쩌면 명확하다. 가정을 뒤흔드는 어둠의 문화와 맞서는 일이다.
그러나 먼저 그러한 어둠의 문화를 가능하게 하는 뿌리가 우리 마음 속에서 자라고 있지나 않는지 돌아볼 일이다.
「사랑의 부모」가 되고 「사랑의 후원자」가 되고 「사랑의 봉사자」가 돼 기쁨보다 슬픔이 클 가정에 먼저 다가갈 때 우리 마음 속에 숨어있는 냉소주의부터 녹아 내릴 것이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