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의 새로운 역사가 시작됐다.
2001년 9월 11일 오후 2시 김수환 추기경 주례로 거행된 축복식을 통해 이형우 시몬 베드로 수사 신부가 새 아빠스로 거듭 태어난 것이다. 참으로 전국의 모든 독자들과 함께 기뻐하고 축하드린다.
우리가 새 아빠스 체제의 출범을 이렇게 반기는 이유는 성 베네딕도회에 거는 기대가 그만큼 크기 때문이다. 성 베네딕도회의 새출발은 「신앙의 쇄신」과 「내적 성숙」을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고있는 한국교회로서는 반가운 사건이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아무튼 새 아빠스는 적지 않은 이들의 기대감을 불러 일으키고 있다. 많은 이들이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새 아빠스로서 내린 첫 결단은 더욱 신선했다.
지난 달 23일 성 베네딕도회 왜관 성 마오로 쁠라치도 아빠스좌(대수도원) 수도원의 제4대 아빠스로 선출된 이형우 아빠스는 「서로 섬기자(Serviamus invicem)」를 자신의 문장표어로 선택한 것이다. 과연 수도자다운 표어라는 고개 끄떡임이 많았던 이 표어는 왜관수도원을 「섬김과 사랑의 공동체」로 만들어가겠다는 의지를 천명한 것이다. 더불어 이 표어는 동시대를 살아가는 한국교회 구성원 모두에게 던져준 메시지로 와닿는다.
한국교회로서는 가장 절실한 「영성적 갈증」을 풀어줄 화두를 던져준 것으로 받아들여지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왜관수도원이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는 점이다. 이형우 새 아빠스의 축복은 그 어느 누구보다 수도원 가족들의 기쁨이요 자랑이다. 지난 6년동안 두 차례의 선거를 치뤘지만 새 아빠스를 선출하지 못하고 관리원장 임시체제로 살아왔던 왜관수도원은 이제 새 아빠스를 중심으로 쇄신과 발전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1909년 한국에 진출한 한국교회 최초의 남자수도회로서 성 베네딕도회는 이제 한국교회에서 필요로 하는 사도직을 충실히 수행해온 저력을 새로이 발휘해야 할 것이다. 한국전쟁 직전까지 함흥교구와 덕원면속구 등 북한교회의 절반을 관할한 인연을 살려 북한교회에 대한 선교의지를 다져나갈 것을 기대해본다.
무엇보다 「교구에서 하기 힘든 일들, 기초나 기본이 되는 일들을 수행하는 데 힘쓰겠다」는 신임 아빠스의 소신대로 한국교회의 발전에 보탬이 되는 수도원이 되어줄 것임을 믿는다.
아울러 수도회의 전통과 영성을 수도원 울타리 밖으로 확산시키면서 남자수도회의 위상을 확립하는데 앞장서 줄 것을 당부드린다. 다시한번 이형우 신임 아빠스와 성 베네딕도회의 앞날에 주님의 특별한 은총이 내리시기를 간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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