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시절. 몇몇 후배들과 MT를 간 적이 있다.
새벽의 해맞이를 위해 우리는 충청도의 어느 동굴 속에서 촛불을 켜고 많은 이야기들을 나눴고 시간이 지나면서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좋아하는 성가를 부르게 됐다. 촛불 때문인지 함께 나눈 시간 때문인지 신기하게도 모두가 평소보다 예쁘게 보였다.
새벽 5시 40분 경 함께 했던 일곱 명은 해맞이를 위해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막상 하늘을 바라보니 구름과 산들이 어우러져 해맞이는 힘들 듯 보였다.
바로 그때 떠오르는 황금빛 태양의 빛을 받은 구름들이 영화 속의 스크린처럼 너무나 아름다운 그림을 만들어 내는 것이었다.
또 하나 우리를 놀라게 한 것은 구름의 모양이 많은 동물들과 예수님의 모습처럼 보였다는 것이다.
자기도취라는 생각이 들 수도 있겠지만 함께 했던 모두가 바라본 그 광경은 하느님의 선물이라고 밖에는 믿어지지 않았다. 평생 잊지 못할 너무나 멋진 10분이었다.
그 때 우리는 주님이 바로 옆에서 우리를 사랑스럽게 지켜보고 계심에 감사의 기도를 드렸던 기억이 난다.
형언할 수 없는 기쁨을 가슴에 담고 산을 내려오면서 세월이 흐르고 나이를 먹어도 이 순간을 잊지 말고 주님을 위해 살자고 결심했었는데, 일상에 찌들어 나약해질 때마다 그 순간을 잊고 지낸 내 모습을 반성해 보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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