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지금까지 이 환경칼럼들에서 소개해온 식량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어떤 것일까? 물론 이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할 방안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만약 그런 사람이 있다면, 그는 우리 민족과 인류 전체가 굶주림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는 엄청난 희망을 가져오는 사람이 되겠기에, 온갖 종류의 노벨상들을 수상하고 인류 역사상 가장 위대한 사람으로 칭송을 받아도 남음이 있으리라. 그러한 사람이 나타나기를 희망하면서 필자의 작은 생각들을 제시해 본다. 독자 여러분들께서도 참신하면서 실질적이고 훌륭한 여러 종류의 생각들을 가지고 계시리라 생각한다. 우리들의 생각을 모두 모아 정리하면, 혹시 노벨상 수상감이 될지도 모른다.
먹거리에 대한 감사의 마음
식량문제의 해결방안으로 필자가 가장 먼저 언급하고 싶은 것은 먹거리에 대한 감사의 마음이다.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을 조달하기 위해 우리 스스로나 부모님 또는 보호자가 많은 수고를 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양질의 먹거리가 저렴하게 공급되는 과정에는 그 수를 다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사람들의 수고와 섬세한 사랑이 들어 있다. 또한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태양을 비롯한 자연의 은혜가 먹거리 속에 가득 들어있는 것은 물론이다. 식량은 태양에너지를 식물이 광합성을 하여 포도당으로 고착한 것이므로, 우리 모두는 결국 「태양을 먹고사는 아이들」이다.
쌀 한 톨에 들어있는 그 큰 의미를 생각한다면, 우리 모두는 먹거리 앞에서 수도자 못지 않은 단정한 마음으로 감사의 자세를 가지게 될 것이다. 그 소중한 것을 대수롭지 않게 대하거나, 탐욕스럽게 먹거나, 마지못해 겨우 목에 넘기거나, 함부로 남기지 않을 것이다. 먹거리를 감사하는 마음으로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이 식량문제 해결의 첫 걸음이다. 자신에게 꼭 필요한 분량을 감사히 먹고, 혹시라도 남는 경우에는 잘 보관하여 다음 식사시간에 먹으면서 결코 음식찌꺼기로 내보내서는 안 될 것이다.
손수 키우는 먹거리
우리나라에서 오늘날 약 85%의 주민이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고 농업에 종사하는 인구가 10%에도 못 미치지만, 가능한 대로 먹거리를 내 손으로 키워볼 일이다. 내 손으로 가꾸어 수확한 것은 못생겨도 맛있고, 덜 익어도 맛있고, 맛이 좀 부족해도 먹는 데에 문제가 되지 않는다. 내 손으로 직접 가꾼 것은 배추 이파리 하나도 함부로 버리지 못한다.
주민의 절반정도가 아파트생활을 하고 있는 오늘날의 상황인 것을 감안한다면, 아파트의 베란다에 화분을 마련하여 고추와 오이 모종 몇 포기라도 심어볼 일이다. 커나가는 모습도 기쁨을 불러일으키거니와, 생명체들에 대한 경외감을 좀더 갖게 하는 요소가 될 것이다. 기름진 토양을 갖춘 화분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부터 모종을 심고 키우는 전 과정에 정성이 들어가야 한다.
손수 키우는 먹거리는 그 사람의 삶에 대한 성실도를 측정하는 계기판이 되기도 할 것이다. 먹거리를 잘 키우는 사람은 먹을 자격이 있는 사람이고, 다른 일에서도 성실하여 이 땅에 존재할 가치를 지닌 사람일 것이다. 그러나 자신이 키우는 먹거리가 잘 자라지 않을 경우에는, 삶에 대한 자신의 태도를 점검할 필요가 있기 십상일 것이다.
물론 일반적으로 성실한 사람도 이러 저러한 원인들에 의해 먹거리를 키우는 일에서 성실할 수 없는 경우도 많을 것이다. 그런 경우에도 그는 먹거리는 많은 정성을 필요로 하는 소중한 것이란 사실을 인식하여, 먹거리 생산자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가질 것이다. (지면 관계상 다음 호에 계속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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