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통일교육을 해야 하는가? 또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살펴 보고자 한다.
우리가 통일교육을 해야 하는 이유는 첫째 사랑과 평화의 하느님, 용서와 일치의 하느님을 믿기 때문이다. 이 세상을 극진히 사랑하신 하느님(요한 3, 16)은 우리를 구원하시기 위해 당신의 아들까지 보내주시며 우리와 하나가 되기를 원하신 분이고, 당신의 아들에게 수난과 십자가상의 죽음을 허용하시면서 우리 인간과 화해하기를 원하셨으며, 우리들의 참 평화속에 살기를 바라셨다. 따라서 그런 하느님을 믿고 사는 종교인들은 당연히 분단으로 인한 비평화의 우리 모습을, 서로 사랑하지 못하고 아파하는 우리의 현실을, 화합하지 못하고 싸웠던 우리의 과거를 냉정히 바라보며 참으로 신앙인답게 살아가야 하는 우리의 과제를 진지하게 살펴보아야만 한다.
둘째 통일사회는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인간 공동체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동안 북한 체제와 주민을 동일시하여 「북한」하면 다 나쁘고 부정적이고 적대감을 지니고 있다. 남과 북은 똑같은 가치와 무게를 지닌 존재이다. 참된 의미의 인간 공동체는 서로 다른 모습이면서 이를 존중하여 더불어 함께 하는 것이다. 남과 북은 그동안 서로가 다름을 알고 그것을 인정하기 보다 자신들 체제의 잣대로 서로 저울질을 하였다. 그러나 그리스도인은 복음적 가치관으로 세상과 인간을 보아야 하기에 북한과 그 안에 살고 있는 형제자매들을 또한 복음적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도록 도와 주어야 한다.
셋째 남과 북이 만드는 공동체의 궁극적 목적은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화의 구현이기 때문이다.
성서상에서 나타나는 그리스도안에 하나인 공동체 속에서 발견할 수 있었던 것은 그리스도의 사랑과 그들 가운데 도래하신 '하느님의 나라'가 가져온 평화이다. 이 그리스도의 사랑과 평화는 어떠한 외부적인 힘에 의해 결코 깨질 수 없는 진정한 사랑과 평화인 것이다. 그러므로 통일교육은 평화의 소중함을 일깨우고 생활화하는 평화 교육이어야 한다.
넷째 통일 이후의 사회는 인간이 중시되는 사회로 만들어 가야하기 때문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세상 안에서 나날이 인간 및 생태계의 모든 생명체는 도구로 전락하고 있는 현실이다. 인간의 삶을 돕는 각종 매체, 정보, 통신 등은 오히려 인간을 노예로 만들어 버리며 지극히 현실적이고 물질적인 흐름에 젖어 있다. 이러한 환경 안에서 종교인들은 무엇을 느끼고 체험하고 있는가? 따라서 그 어떤 것보다, 그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간임을 종교인들은 먼저 실천하며 가르쳐야만 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들은 북한의 형제자매들도 하느님의 자녀로 바라보아야 한다. 반공교육으로 인해 왜곡된 북한에 대한 인식은 북한사람들은 사람이 아닌 것처럼, 뿔 달린 도깨비, 문제아들로 생각했다.
우리가 생각하고 행동하는 방식의 자유 및 다른 사람의 정치적, 종교적 의견의 자유에 대한 존중 안에 북한의 형제자매들도 포함되어야 한다.
지난 1995년 천주교 서울대교구 민족화해위원회에서는 민족의 진정한 화해와 일치를 염원하면서 민족화해학교를 개설한 바 있다.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따르는 종교인으로서 먼저 이 가르침에 따라 서로 화해하고 일치를 이루어야 하기에, 그러한 노력을 새롭게 하고자 민족화해학교를 통해 분단 현실을 바라보고, 화해와 일치를 염원하며 참된 평화의 구현이라는 공동 목적을 위해 협력하고자 노력하였다.
천주교 차원에서 중앙과 각 교구 차원의 이러한 노력들을 볼 때 지향해야 할 점은 통일교육은 일회성의 이벤트화를 지양해야 하며, 결과물을 통한 실적과 업적의 내용으로 갇혀버려서는 안되며, 계속 고민하며 지속적으로 움직여가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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