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17일 서울 용산 효창운동장에서는 어르신들의 노고와 은혜에 감사하는 뜻깊은 행사가 마련됐다. 서울대교구 노인대학 연합회(회장=박고빈 신부)가 주관한 제15회 노인의 날 행사가 그것이다. 교구 내 100여개 본당 5000여명의 어르신들은 이날만큼은 그동안 답답하고 울적했던 마음을 털어 버리고 환한 웃음을 보였다. 예쁜 색동 저고리를 입은 할머니, 할아버지들이 그동안 정성껏 준비한 부채춤을 선보이는가 하면, 신명나게 어깨춤을 들썩이는 광경은 보는 이들로 하여금 진한 감동을 선사했다.
이 행사를 지켜보던 기자는 한편으로 최근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노인 문제를 생각하며 씁쓸한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2010년에는 전체 노인들 중에서 독거노인 비율이 50%에 육박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더구나 노령인구 비율이 11%를 넘어선 현 시점에서 국가적인 지원정책과 교회 차원의 배려가 시급한 실정이다.
최근 유니세프가 아시아태평양지역 17개국 청소년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어른에 대한 존경심이 아시아 국가 중에서 한국이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무조건 청소년들의 잘못으로 돌릴 수도 없는 문제다. 극단적 이기주의와 개인주의를 아이들에게 부추기는 부모와 교사, 그리고 급속한 경제 성장에 따른 신세대 가치관 등의 풍토가 이런 부끄러운 자화상을 만들게 한 요인인 것이다. 그동안 노인 공경이 한국의 자랑할 만한 덕목이었다는 점에서 이 설문 조사가 가져다 준 충격은 엄청났다.
이젠 교회 차원에서도 노인들을 공경하고 배려할 수 있는 다양한 사업들에 모두가 동참해나가야 할 것이다.
현재 한국교회는 노인대학과 복지 사업을 통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고 노력하고 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이러한 노력이 몇몇 관계자나 독지가에 의해 이뤄져서는 큰 힘을 발휘할 수 없다는 데 있다. 모든 신자들이 발벗고 앞장섰을 때 비로소 진정한 경로 효친 사상이 자리를 잡아나갈 수 있을 것이다.
노인 문제는 다른 사람의 문제가 아닌 앞으로 우리 모두에게 해당된다는 점에서 노인을 공경하고 배려할 줄 아는 마음가짐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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