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마다 성당에 와서는 회개하며 다시는 죄를 짓지 않겠다고 주님 앞에 늘 새롭게 다짐하고, 신앙의 치료를 받은 후 다시 일상으로 돌아간다.
정말 돌이켜보면 그랬었다. 일상에서는 온갖 유혹에 걸려 넘어지고 만신창이가 되어 신앙의 장애인이 되지만, 주일에는 다시 깨끗이 낫게 해달라고 주님께 염치없이 손모아 기도를 드린다. 마치 종합병원에서 치료를 받듯이. 나는 얼마나 심각한 신앙 결핍증에 걸린 것인지 스스로를 되돌아본다. 일상을 살아가며 과연 신앙인으로서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은 하지 않았는지, 남보다 나 먼저라는 생각에 다른 사람의 마음을 다치게 하지는 않았는지. 마치 성당은 신앙 결핍증 환자를 치료해주는 「신앙 종합병원」처럼 여겨진다.
나 역시 기쁠 때 주님을 찾기보다는 어렵고 힘든 때에만 주님을 부르곤 하는 모순된 행동들과, 입술로만 떠드는 신앙인인 것 같아 마음 한켠이 무겁고 부끄럽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그래도 죄를 범하지 않으려는 생각이라도 남아있고 그것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은, 아직까지는 치료가 가능하다고 나름대로 진단해 보고 희망과 함께 마음을 고쳐 먹곤 한다.
그러면 어떻게 살아야 참된 신앙인으로 살아갈 수 있을까? 신앙인에게 떨어진 영원한 숙제는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아닌 예수님의 행적에서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우리의 죄를 대신하여 십자가의 못박히심, 그것 하나만으로도 충분하다. 입술로만 떠드는 신앙이 아니라 이웃을 위한 배려와 사랑, 그리고 자신의 미약함을 늘 깨닫는 겸손함이 필요한 것이다.
『주님. 자신의 십자가를 기꺼이 지게하시고, 고통받는 사람을 보면 작은 고통이라도 나눌 수 있는 사람이 되도록 당신의 은총 허락하시어 저를 주님의 작은 도구로 써주십시오. 또한 온갖 유혹에서도 절대 넘어지지 않는 굳건한 믿음과 지혜의 은총을 주시어, 나보다는 남을 더 배려하며 죽는 그 순간까지 제가 주님의 일꾼임을 잊지 않게 해주소서. 다시는 신앙결핍 환자가 되지 않기 위해서, 주님의 십자가 지신모습 깊이 새겨 당신의 뜻에 따라 온전히 살겠나이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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