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논리에 종속된 한국종교는 신자를 끌어모으기 위해 대규모 건축과 호화판 행사를 거행하고 일부 성직자들은 고대의 제왕처럼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고 있다. 성직자(교역자)들은 대형건축물의 어두운 방에서 자리를 털고 일어나 고통의 현장을 돌봄으로서, 영원한 자유와 생명을 얻을 수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지난 5일 발족한 「개혁을 위한 종교 NGO 네크워크」의 발족 선언문 중 한 부분이다. 네트워크의 참가단체는 천주교정의구현전국연합, 참여불교재가연대, 기독시민사회연대 등 각 종교 안팎에서 비판적인 시각을 견지해오던 평신도 단체들로 이들은 수개월간 종교 내부의 문제를 본격적으로 개혁하고 쇄신하기 위한 준비를 다져왔다.
작년 가을부터 일부 학계와 언론매체들이 소위 「성역」이라 일컬어진 종교계의 문제에 대해 일제히 성토한 바 있듯이 한국 종교의 기복주의와 성장지상주의는 이미 많은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개신교의 목사 세습, 일부 성직자의 비윤리적 언행 등 개별 사안으로부터 불거진 종교의 권력화, 상업화, 상품화 등 문제는 종교가 존재하는 근본적인 자리에 대한 의문마저 제기하고 있다.
이들 「개혁을 위한 종교 NGO 네트워크」가 종교계의 자정을 위해 집중하는 부분은 「재정의 투명하고 올바른 사용」이다.
이에 따라 네트워크는 재정 공개와 평신도 참여를 제도화를 주장하는 한편 초대형 건축물을 지양하고 가난한 이들을 위한 예산을 늘릴 것을 촉구하고 있다.
이러한 사업의 일환으로 이들 단체는 재정 투명성과 올바른 사용 등을 기준으로 「맑은 종교인상」을 제정해 매년 시상할 계획이다. 이 상은 디딤돌상, 걸림돌상으로 구성돼 있어 반성을 촉구하는 걸림돌상의 경우 큰 파장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러나 심사위원 선정 작업 과정에서 벌써부터 어려움을 겪는 등 앞으로 그 활동이 그리 순탄하지는 않을 듯 보인다. 협박 이메일이 밀려오고 일부 신자들이 집회를 무산시키는 등 지금까지의 반대도 적지 않았다고 않다.
하지만 이들의 의도가 본인이 몸담고 있는 종교의 자성, 정화, 쇄신을 바라고 예수님과 부처님의 처음 가르침대로 돌아가자는 순수한 것이라면 그 뜻이 실현될 수 있지는 않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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