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가 소공동체모임을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노력들을 시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도 일선 본당에서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 가운데 서울 잠실5동본당을 비롯한 몇 개 본당에서 운영하고 있는 어린이 반모임은 사목자들과 일반신자들의 관심을 끈다. 「어른들도 잘 안되는 반모임을 아이들이 어떻게…」라는 반문과 우려를 갖지만 반모임 현장을 찾아보면 어른들의 쓸데없는 기우였음을 알 수 있다. 유치원생부터 초등학생까지 어린이들이면 모두 참여할 수 있는 어린이반모임. 복음나누기 7단계를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진행할 뿐 어른들의 모임과 다른 것은 하나도 없다. 다들 몸에 밴 듯한 자연스러움으로 복음을 읽고 나누는 아이들의 모습이 사뭇 놀랍기만 했다. 한번쯤 지겨워 몸을 움찔해보기도 하고 성서구절을 읽으면서 웃고 떠들 법도 한데 주일학교와는 또 다른 분위기 속에서 모임을 진행하는 것이었다. 잠실5동본당 어린이 반모임에서는 소공동체 모임이 오래 전부터 잘 이뤄지고 있는 춘천 성산본당 반모임과 매우 흡사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 두 본당 어린이, 어른들은 반모임을 특별한 성당활동이 아닌 반드시 해야하는 생활의 일부분으로 여긴다는 것이다.
많은 본당에서는 구역, 반으로 편성된 교회 이웃들과 사회적 지위, 빈부의 차이를 뛰어넘지 못하고 한자리에 함께 한다는 것을 어렵게만 생각하고 있다. 그리고 성서 하나 놓고 이야기하기에는 이웃들간에 공감대를 형성하기 힘들다고 이야기한다.
교회는 하느님의 이름으로 모인 사람들이 친교와 사귐을 나누는 곳이다. 하느님께서 맺어주신 교회 공동체는 「끼리끼리」 집단이 모인 곳이 아니라 이웃과 벽을 허물고 예수님 말씀을 바탕으로 한 형제가 되는 것이다. 소공동체 모임 또한 마찬가지다. 학력, 경제적 지위, 직업, 나이, 성별이란 장벽을 넘어 말씀으로 모이고 친교를 나누는 것이 교회 이웃끼리의 진정한 만남이 아닐까 생각한다. 아이들도 잘 이끌어가는 반모임을 어른들은 왜 못하는 것일까. 소공동체 모임이 왜 이뤄지지 않는지 어른들 스스로 자문해봐야 할 것이다.
『말씀을 읽다보니 하느님 나라에 성큼 성큼 다가서는 것 같다』고 말하는 아이들을 보면서 「어린이와 같이 되지 않으면 하느님 나라에 들어가지 못한다」는 성구가 새삼스레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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