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직자들은 기꺼이 평신도들의 의견을 참작하고 그들을 믿고, 교회에 봉사할 일들을 그들에게 맡기며, 행동의 자유와 여유를 그들에게 남겨줄 뿐 아니라 오히려 자발적으로 일을 착수할 수 있도록 그들을 격려해야 한다』(교회헌장 4장 37항)
교회헌장과 평신도사도직교령과 기타 공의회 문헌에서 표명된 정신은 한마디로 교회가 평신도들을 교회의 2급 내지 3급 신자로 보지 않고, 성직자와 수도자와 더불어 그리스도 신비체의 동급 구성원이라는 것이다.
다만 구체적인 활동에 있어서는 성직자와 수도자와 평신도의 소임과 직분이 각각 다르기 때문에 각자의 정당한 질서를 존중하면서 함께 협력하여 그리스도의 신비체를 건설해야 한다는 것이다.
교회력으로 연중 마지막주일 전 주일인 오늘은 제34회 평신도주일이다. 모든 평신도들이 그리스도의 사도(使徒)로 불리워졌음을 서로가 일깨우면서 그 사명과 책무를 다하기로 다짐하는 날이다.
21세기 첫해 평신도주일을 맞아 우리 모두 신앙자세를 새로이 가다듬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때마침 한국평협은 이번 평신도주일을 기해 우리 사회의 무너진 도덕성을 바로잡아 가기 위한 '똑바로 운동'을 전국차원으로 확산시켜 나갈 방침이다.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유물사상이 판을 치고 있다. 소위 물신주의, 돈 숭배사상에 물든 사람의 관심사는 오로지 잘먹고 잘살고 하고 싶은 욕망을 마음껏 누리는 것 뿐이다. 정치, 경제, 문화, 교육, 지식 어느 것 하나 이러한 사상에 오염되지 않은 것이 하나도 없다.
통계상 우리나라 전인구가 종교인인 것처럼 되어있어도 생활정신은 물신주의자로 살고 있다. 그만큼 종교와 신앙은 물신주의나 현실주의를 극복하지 못하고 오히려 그 세력에 영합하거나 굴복 당하고 있는 것이다.
바로 이러한 때 똑바로운동이 시작됐다. 똑바로 운동이 성공하려면 무엇보다 신앙자세를 똑바로 세울 때 가능하다. 하느님 앞에서 똑바르지 못할 때 똑바로의 기준은 어디서도 찾지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하느님을 믿는다고 하면서, 필요에 따라 하느님을 내버리는 신앙, 믿는다고 하면서 안 믿는 사람처럼 사는 신앙, 하느님을 믿는 생활이 귀찮고 짐스럽게 생각되는 신앙, 이런 신앙의 자세를 극복하는 것이야말로 똑바로 운동의 제일 과제일 것이다.
『너희는 두 주인을 섬길 수 없다』
예수님의 이러한 선언은 오늘도 우리에게 가치관의 선택을 분명히 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