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미국 켄터키대 생식의학과 교수 출신인 파노스 자보스 박사는 인류 최초의 복제인간 배아가 매우 빠른 시일 내에, 늦어도 내년 초에는 만들어질 것이라고 밝혔다. 늦어도 내년에는 복제인간이 이 지구상에 나타날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말이다. 그는 여성의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후에 남자의 세포에서 채취한 핵을 주입한 복제 배아를 만들어 유전적, 생화학적, 신체적 결함 여부를 검사하고, 그런 다음 여성의 자궁에 착상시키게 될 것이라고 매우 상세하게 설명했다. 지구상 어느 곳인지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그러한 시술에 대해 법적인 제재를 전혀 받지 않는 나라에서 작업이 진행될 것이라는 것이다.
지노스 박사는 12명의 이 분야 전문의로 구성된 인간복제 국제컨소시엄의 일원으로서 인간 복제 기술이 불임부부들의 자녀없는 고통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할 뿐만 아니라 이에 대한 윤리적 비난에 대해서는 자기들이 아니라 하더라도 다른 과학자들에 의해 불가피하게 인간복제 기술이 개발될 수밖에 없다는 어처구니없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체세포 핵이식에 의한 인간 복제란 체세포를 제공한 사람과 똑같은 개체를 하나 이상 복사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이에 대한 가톨릭 교회의 윤리적 판단은 다음과 같다.
첫째, 인간복제는 생물학적인 측면이나 엄밀히 인격적인 측면에서 인간 생식의 기원에 있는 구조적인 상관성과 상호 보완성을 근본적으로 조작하는 것이다. 따라서 이로 인해 인간 생식의 고유한 의미는 변질되고 만다. 복제의 과정은 결국 인간까지도 산업 생산의 논리 속으로 끌어들이며, 더구나 여성들은 철저히 이용되어 순전히 생물학적인 몇 가지 기능만 하는 도구로 전락하고 말게 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복제 과정에서는 친자 관계, 친족 관계, 혈족 관계, 어버이 관계 등 인간의 기본적인 관계가 혼란, 파괴로 나타나게 될 것이다.
둘째, 인간 복제는 몇몇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의 삶을 완전히 지배할 수 있고 그들의 생물학적 본질을 마음대로 또는 순전히 실리적인 기준에 따라 선별하여 계획대로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할 것이며, 결국 이러한 사고는 생물학적 특질이 인간에게 본질적으로 더 큰 의미를 부여할 것이라는 확신을 조장하게 될 것이다.
셋째, 인간의 존엄성 문제이다. 복제 인간은 다른 존재에게서 복사됨으로써 세상에 등장하게 되는데 이러한 행위는 복제된 인간에게 근본적인 고통을 줄 수밖에 없다. 곧 「복제인간」은 복제할 「가치가 있는」 누군가와 닮게 만들어졌기 때문에, 숙명적으로 그는 기대와 주목을 받는 대상이 될 것이고, 그러한 기대와 주목은 그의 인격적 주체성에 큰 타격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가톨릭 교회는 인간 배아 복제와 관련된 실험은 어떠한 경우에나 비도덕적이라고 비난한다. 왜냐하면 그것은 인간의 육체를 단순한 연구 도구로 전락시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복제 실험에 쓸 난자를 얻고자 여성을 이용하는 것 자체도 용납할 수가 없는 것이다. 인간은 그 자체로 목적이지 수단으로 전락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 가톨릭교회의 변함없는 가르침이다. 인간은 이 세상에 하느님을 증거하는 존재이며, 그분께서 존재하신다는 표징이며, 또한 하느님 영광의 흔적이기 때문에 다른 피조물들의 생명과는 전혀 다른, 하느님의 영광 그 자체일진대 어떻게 감히 이렇듯이 존귀한 인간이 마치 물건처럼 취급될 수 있겠는가?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