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 고등부 교리교사로 활동한 지 6년, 학생들이 교리나 미사에 잘 나오지 않을 때 학부모들께 전화를 하거나 직접 만나기도 하는데 그때마다 대부분은 (자녀가) 『잘 나가도록 돕겠다』『애쓴다』는 식으로 교사들에게 용기를 주지만 예상치 못한 반응으로 좌절하게 하는 부모들이 있다. 특히 나름대로 신앙생활에 열심하다고 자부하는 사람들 중에는 『너희들이 알면 얼마나 아느냐?』며 은근히 무시하거나 『교리 안나가는 것이 뭐 그리 큰 잘못이냐? 꼭 학생미사가 아니라도 주일만 지키면 되지』라며 자신의 신앙관을 당당하게 피력하기도 한다. 혹은 『교리가 재미없어서 안나간다고 하더라』면서 면박을 주는 학부모들도 있다.
인정한다. 능력이 모자라 교리시간을 더 재미있게 진행하지 못하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성당에 나오도록 인도하지 못한 점, 인정한다. 그래서 부모님들의 냉담한 반응이나 빈정거리는 듯한 응대에 정중히 사과드린다.
『죄송합니다. 제가 능력이 모자라서 그러는데 더 노력하겠습니다』
하지만성당은 학교와 달라 일주일에 한번밖에 안 나오기 때문에 친교를 나누거나 화합을 이룰 수 있는 시간이 많지 않다. 교리를 빠지다 보면 친구들이 낯설어지고 그러다 더 시간이 흐르면 자신의 자리를 잃게 된다.
『주일을 궐하면 죄가 되니까 아무 시간대나 미사에 가면 되고, 교리는 안가도 된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께 묻고 싶다. 신앙인에게 교리공부가 왜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하는 것인지를. 그리고 교리가 재미없어서 안 나가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학부모들께 묻고 싶다. 그렇다면 미사는 왜 안보내는 것인지를.
자녀들이 신앙 안에 뿌리를 내릴 수 있도록 적극적인 도움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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