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적으로 내려오던 죽음에 대한 관습들이 점차 변화되고 있다. 사후 장를 기증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고 묘지면적을 생각해 화장을 선호하는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유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아름답게 삶을 마감하는 사람들 또한 적지 않게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
불과 얼마전만 하더라도 사후 시신이 손끝하나 훼손돼서는 안된다는 유교적 관습에 따라 사후장기를 기증 한다든지, 시신을 태워 없애는 화장은 극히 드문 일이었고 또 쉽지 않은 일이었다.
그러나 교회의 노력들이 결실을 맺어 가고 있기 때문인지, 사후에 각종 장기나 시신을 기증하고 생을 마감하는 사람들의 수가 최근들어 부쩍 늘고 있고 그 증가세 또한 상승하고 있다는 것다.
사후 장기기증은 지난 98년에 1323명에서 지난해는 3000여명으로 늘어났고 화장율 또한 전국적으로 34%에 이른다는 통계가 나와 있을 정도로 변화를 보여 주고 있다. 열사람 중 세사람이 매장보다는 화장을 선호하는 경향이고 이 사회를 위해 뭔가 보탬이 되고자 유산을 사회에 환원하고 세상을 떠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는 것은 우리사회에 그래도 희망이 있다는 증거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교회력으로 한해를 마무리하는 시기에 와 있다. 교회는 새해를 시작하는 대림절에 앞서 11월 한달을 위령성월로 지내며 죽음의 의미를 묵상하고 영원한 생명을 생각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우리는 이 위령성월이 단순히 죽음을 묵상하는 차원이 아니라 살아온 삶을 뒤돌아보며 잘못됐던 좌표를 수정하는 기회가 되어야 할 것이다.
위령성월의 마지막 주일을 보내며 죽음이 영원한 죽음이 아니라 영원히 사는 길목으로 건너 가는 것임을 다시 한번 생각하면서 교회가 벌이고 있는 장기기증운동과 유산사회환원운동에 동참해 보는 것도 위령성월을 잘 준비하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생물학적인 죽음에 얽메여 옴짝달싹 못하는 사고에 젖어 지낼 것이 아니라 영혼의 죽음이 무엇인가를 생각해 보자는 것이다. 성서에서도 육신의 죽음을 두려워 하지 말고 영혼의 죽음을 두려워 해야 한다(마태 10, 20 루가 12, 4~5)고 강조하고 있다. 영혼의 생명이 성총을 잃는 영혼의 죽음에서 벗어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죽음을 생각하면서 나의 희생이 남을 위한 배려와 사랑으로 거듭난다면 그 자체가 성총을 회복하는 일이 것이기 때문이다.
욕심으로 가득찬 한평생을 살다가 결국 썩어 없어질 육신을 위해 크게 투자하는 삶이 아닌, 어려운 이웃, 뭔가 나 자신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웃에게 사랑을 전하고 떠나는 모습, 바로 그 모습이 그리스도를 닮은 사람이 아닐까? 육신의 삶에 연연해 하면서 살아가는 사람과 영혼의 죽음을 생각하며 사는 사람은 삶의 차원이 다르고 살아가는 모습에서 그대로 드러나게 마련이다.
그리스도와 함께 부활하기 위해서는 그리스도의 죽음에 동참하는 삶만이 가능하다고 했다.
구체적인 사랑의 행위만이 그리스도의 부활을 함께 체험할 수 있다면 우리는 먼저 그 사랑을 실천하는 모범을 보여야 할 것이다.
11월 위령성월의 마지막을 보내면서 어차피 한번 없어질 육신의 보존에 급급해 하는 삶에서 벗어나 이웃을 위해 사랑을 나누는 아름다운 삶을 실천해 나갔으면 한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