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새해다. 교회력으로 새로운 한해가 시작되는 대림시기를 맞은 것이다. 대림시기(待臨時期)는 말마디 그대로 그리스도인들이 주님의 오심을 기다리는 때이다.
우리 신앙인들에게는 세속의 달력과 함께 또다른 달력이 있다. 그것이 교회력이다. 양력과 음력 두가지 세속달력과 더불어 신자들은 교회달력에 따라 한 해를 살아가는 것이 필요하다.
교회력(敎會曆) 즉 교회의 전례시기는 대림시기로 시작하여 사순시기-부활시기-연중시기로 마무리 된다. 그리스도의 부활을 중심으로 성탄시기, 부활시기, 연중시기로 짜여진 교회력에 따른 삶이야말로 신앙생활을 올바르게 하는 첩경이다. 교회력에 따른 삶이야말로 스승 예수 그리스도가 걸어가신 그 길을 따라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로 그 교회력에 따른 새해가 시작된 것이다. 이 기다림의 시기에 우리는 『구세주 빨리 오사 어두움을 없이하며…』하고 간절히 기도한다.
그것은 그리스도의 구속사업은 천주성자로서 우리와 같은 인간성을 가지고 탄생하시어 인간성을 현양하고 우리에게 구원의 가능성을 열어 주신 데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인류의 구원을 위해 몸소 이 세상에 오신 예수 그리스도의 거룩한 탄생을 기다리는 대림시기에 교회력이 시작되는 점도 분명 은총이다. 그리스도의 임하심을 방해하는 것을 살펴보고 성탄을 어떻게 준비하며 그리스도께 어떻게 우리의 마음을 드릴 것인가를 생각해보겠다는 다짐과 각오를 다지는 대림절이되도록 노력하자.
이 기다림의 시기는 또한 준비하는 시기다. 세속사람들보다 한달 앞서 새해를 맞이한 신앙인들에게 「한달 앞서 준비하며 살아가라」는 가르침으로 받아들이면 어떨까? 다가오는 2002년을 막연히 시작하지 말고 한 달 먼저 준비하고 맞이하겠다는 마음자세를 다질 때다.
내 마음의 마굿간에서 탄생하시는 주님맞이 준비와 더불어 지나간 한해를 되돌아 보고, 주어질 새로운 한해를 어떻게 살아갈 것인지를 준비하도록 하자.
지나간 2001년 한해동안 「얻은 것 5가지」와 「잃은 것 5가지」를 뽑아보는 것도 좋을 듯 싶다. 또 앞으로 펼쳐질 새로운 한해동안 실천했으면 좋겠다는 희망과 야망, 비전, 계획을 세워보는 것은 더욱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무엇보다 대림시기는 불우이웃을 돌아보는 시기다. 거리에 넘쳐나는 노숙자, 실직자들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회개와 쇄신의 대림시기를 살자. 『기뻐하는 사람이 있으면 함께 기뻐해 주고 우는 사람이 있으면 함께 울어 주시오』(로마 12,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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