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는 사제를 필요로 한다」는 경구가 떠오른다. 서울대교구 시노드 봉사(성직자)연구위원회의 교구 성직자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 난 느낌이다.
사목상 어려운 문제에 직면했을 때 대부분의 응답자들이 동료 및 선배 사제와 상의한다(75.9%)는 대목이 눈길을 끌었기 때문이다.
더불어 사제들의 사목활동에서 가장 어려운 점으로 「인간관계」를 꼽은 분이 많았다는 사실도 많은 것을 생각케 한다. 신학생들에게 가장 보완돼야 할 부문에 대해서도 '대인관계(인격완성)'을 꼽았다는 점도 역시 마찬가지다. 한 평생 사제로 살아간다는 자체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를 다시한번 묵상해 보는 계기가 되었기 때문이다.
아무튼 이번 조사는 참으로 반가운 사건임에 틀림없다. 21세기를 달리는 한국천주교회라는 열차에서 성직자야말로 기관차 역할을 맡고 있는 분들이기 때문이다. 더불어 『성직자의 쇄신이 교회 발전에 가장 중요한 열쇠』라는 조사 동기에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기 때문이다.
지금 한국천주교 신자들은 대체로 현재의 성직자들에 만족하고 있으나, 불만도 적지 않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특히 성직자들의 기도와 영성 생활의 불충실,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에 대한 관심 부족 등에 대한 불만은 모든 성직자들이 재음미해 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동안 한국천주교회 안에서 실시한 각종 조사들을 종합하면, 한국 천주교 신자들은 충실한 기도와 영성 생활을 통해 신앙과 영성을 지도해 주는 사제를 가장 원한다.
그리고 본당 운영 등 사목 활동에서 독선적이지 않고 평신도의 신원 특성을 존중하고 협력하는 사제, 검소하게 생활하면서 가난하고 소외된 이들을 보살피는 데 적극적인 사제를 원한다고 한다.
이번 성직자 설문조사는 서울대교구가 교구 시노드 의제로 선정된 「성직자」 문제를 보다 심도있게 조명해보고, 향후 시노드 주제토의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실시한 만큼 앞으로 보다 건설적이고 실천적인 결과물을 기대해본다.
끝으로 성직자 쇄신을 기대하면서 한국천주교회 200주년 기념 사목회의 성직자 의안을 상기해보자.
『교회의 머리이시며 목자들의 목자이신 주님을 본받아 성직자들은 그들의 생활이나 성무 활동이 기도 안에서 이루어지고 유지되도록 하여야 한다(5항)』.
『특히 성직자는 가난하고 소외된 사람들과 고통받는 사람들에 대해 우선적인 관심을 두며 모든 이에게 모든 것이 되도록 힘써야 한다(11항)』고 강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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