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교회 사상 최초로 한 교구에서 두 명의 주교가 탄생한 것을 진심으로 축하하는 마음이다. 서울대교구에 새로 보좌주교 두 분이 탄생한 것은 여러 모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 것으로 보인다.
한국교회, 특히 서울대교구는 교세의 성장과 함께 지금까지의 교구사목 체제로서는 급변하는 현대사회의 사목환경에 적절히 대처하고 능동적인 복음화 소명을 수행해나가기 어려운 점이 있었다.
이미 지난 90년대 중반부터 논의되고 일부 시행된 바 있는 지역 담당 주교 임명은 대형화한 서울대교구의 사목 환경에 대한 대안의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교구장 정진석 대주교는 이러한 취지와 구상을 바탕으로 대형 교구의 사목적 대안으로서의 더욱 발전된 형태의 '교구장 대리 제도'를 이미 여러 차례에 걸쳐 언명하고 추진해 옴으로써 서울대교구의 획기적인 변화를 시사해왔다.
이번에 새로 보좌주교 두 분이 임명됨으로써 이제 이러한 변화는 본격적으로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교구는 이에 따라 지난 6월 임명된 몬시뇰 네 분을 포함해 교구장 대리 7∼8명을 선임, 지역별, 사목분야별로 교구장으로부터 위임받은 일정한 권한과 역할을 수행하도록 함으로써 새로운 시대에 맞는 효율적인 사목 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에 임명된 두 분 주교들은 앞으로 서울대교구의 사목 체제 변화에 있어서 매우 적절한 인선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염수정 주교는 본당에서부터 학교, 교구 행정 요직 등을 두루 거치며 사목자이자 행정가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는 한편 항상 따뜻하고 온화한 성품으로 교구 사제단으로부터 두터운 신뢰를 받고 있는 인물이라는 평이다.
또한 한국 교회 사상 처음으로 수도회 출신 주교로 탄생한 이한택 주교는 모범적이고 성실하며 항상 겸손한 자세로 깊은 영성을 지닌 수도자로서 오랫동안 서강대에서 교수, 이사장, 총장직을 맡으면서 예수회와 서강대 성장의 밑거름이 되어왔다.
이번 주교 임명은 새 천년기를 시작하면서 추진되고 있는 교구의 면모 일신을 위한 노력의 연장선상에서 큰 의미를 지니는 동시에 이러한 변화의 시도가 본격화되는 계기를 마련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서울대교구의 발전과 변화는 단지 일개 교구만의 일이 아니라 전체 한국교회에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에서 이는 더욱 축하할 일이다.
특별히 서울대교구의 성직자, 수도자와 모든 교구민들은 한꺼번에 두 명의 주교가 탄생하는 기쁨을 누리게 됐다. 교구장 주교를 중심으로 모든 성직자, 수도자, 신자들이 한 마음으로 서울대교구가 새 천년기 참된 복음화를 위해 힘찬 발걸음을 내딛기를 기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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