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그러하듯 각자에게 별명이 있다. 나에게도 꽤 많은 별명이 있다. 나비, 나방, 꼬끼오!, 걸어서 하늘까지, 사막에서 장미를! 등.
그 가운데서도 '사막에서 장미를!'이란 별명을 제일 좋아한다. 지금 프랑스 모원에 계시는 선배수녀님이 붙여준 별명이다.
상식을 뛰어넘는 사고로, 엉뚱하게 새로운 일을 시작하고, 모든 이가 불가능하다고 고개를 내저을 때 "난 할 수 있어!"하면서 무지 용맹하게 도전하여 되게끔 하는 나의 속성(?)을 꼬집어 붙여준 것이다.
작년 7월, 본 대학에서 실시하는 미국 어학연수를 가기 위하여 20명의 학생이 비자 발급을 받으러 미 대사관에 갔다. 4월부터 준비해왔는데, 세상에! 11명이 떨어지고 고작 9명만 받았다.
학교에서는 비자 나온 9명만 인솔하여 다녀오라고 했지만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엄명을 어기고(?) 대사관담당자, 여행사에 연락을 취하면서 방법을 모색하였다.
교황 대사님을 뵙고, 도움을 요청하는 등 여러 과정 끝에 드디어 비자 발급을 받아 다 함께 떠나게 되었다. '꼬옥 될 거야'하는 희망을 갖고, 기도를 하면서 믿는 구석이 있어 추진하고 되게끔 했던 것 같다.
믿음을 가지고 끊임없이 개척하면 문은 열리고, 장미는 내게로 온다. 때론 예사롭지 않은, 상식을 뛰어 넘는 용기와 믿음이 나에게 있다.
"이 몸은 주님의 종입니다. 지금 말씀대로 그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가1, 38)라고 말한 성모 마리아처럼. 그래서 창조주가 우리와 꼭 같은 피조물이 되어 우리와 함께 머무르지 않는가! 새해 벽두에 '사막에서 장미를!' 구하는(?) 새로운 시도를 해 보면 어떨까? 먼저 "안녕하세요?"하고 큰 소리로 먼저 인사를 하든, 뒤따라오는 차를 위하여 도로 통행세를 내어 주든…. 그러면 "사막에 샘이 넘쳐흐르리라, 사막에 꽃이 피어 향내 내리라!" 흥겨운 노래가 들려오는 한 해가 되리라 희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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