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벽두에 반가운 소식이 전해졌다. 지난 1월 6일 한국가톨릭신학학회가 창립된 것이다. 한국교회 역사상 최초의 전국 규모 신학학회 출범을 축하드리면서 동시에 그 기쁨을 함께 나누고자 한다.
우리가 학회의 출범을 이렇게 반기는 것은 「한국가톨릭신학학회의 탄생이야말로 21세기 한국교회의 자기복음화를 심도있게 실현하기 위한 단초」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교회는 그동안 일반본당사목과 사회복지활동, 그리고 사제양성에 치중해온 반면 연구 및 교육활동, 그리고 평신도 인재양성에는 상대적으로 소홀히 해온 것이 사실이었다. 이러한 시점에서 한국가톨릭신학학회의 창립은 21세기 한국교회의 앞날을 밝히는 희망적인 징조로 받아들여지는 것이다.
무엇보다 의미있는 것은 이번 학회가 전국 7개 가톨릭대학교 총·학장들의 공동발의로 창립됐다는 점이다. 「시대의 부름에 부응하는 열린 교회를 건설하고 열린 교육과 열린 신학의 발전을 위해 서로 기도하고 협력해야 될 때」라는 공동인식하에 태동된 한국가톨릭신학학회는 전국 7개 가톨릭대학들의 대외적인 위상제고에도 크게 평가받을만 하다고 본다.
차제에 당부드리고 싶은 것은 기존 신학교 교수들 사이의 충분한 교류와 함께 교수들의 질적성장을 위해 더욱 노력해달라는 점이다. 더불어 교수임용 대상이나 과목의 폭을 전국화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
한국교회의 괄목할 만한 외적 성장에 미치지 못하는 내적 미성숙의 원인은 일차적으로 신앙 및 신학의 교육 부족 내지 부실에 있었다. 신자들의 신앙에 깊이가 없음은 교회 당국이 실시한 신앙교육의 깊이 없음과 무관하지 않으며, 한국교회를 주도하는 성직자 계층의 영성 깊이에 문제가 있었음을 반증한다고 본다.
이런 상황에서 출범한 학회에 거는 기대치는 충분히 상상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 한국가톨릭신학학회는 서구나 다른 지역교회들과의 유대를 긴밀하게 유지하는 가운데서도 한국인의 정서와 의식국조, 한국의 문화와 실정에 적합한 신학사상과 전례양식, 신심운동, 교리교육, 복음화모델, 건축양식등 교회생활 전 영역에서 나름대로 고유한 면모를 지니는 토착화작업에 박차를 가하여 교회 구성원들의 질적 성숙을 도모해 줄 것을 당부드린다.
다시한번 강조하지만 한국교회의 미래는 그동안 이룩된 약동적인 외적 성장에 부응하는 내적 성숙을 이룩하는 가의 여부에 좌우될 것이다. 그리고 이 과업의 성공적 수행을 위해서는 이번 한국가톨릭신학학회 출범의 예에서 보듯이 각 교구장들간의 협력이 우선시돼야 할 것이다. 범교회적 사목연구소 설립도 이뤄지면 더욱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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