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는 안전하고 풍요한 삶을 살아가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다. 그 결과 선진국에서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오늘날 대단한 문명을 구축하여 그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이들은 문명의 이기를 누리면서 100년 전의 사람들보다 물질을 4배나 많이 소비하고 있다. 평범한 현대인 한 사람이 누리는 물질적 혜택 중에는 과거 어느 한 나라의 국왕이 누리던 것보다 더 풍요한 것이 많다. 그런데 이러한 물질적 풍요 속에서도 현대인들의 마음은 더욱더 공허하고 빈곤하기 일쑤다.

이러한 현대병을 치유할 수 있는 길이 바로 소박한 마음과 단순한 삶이다. 마음이 소박하여 삶이 단순하면, 소박한 물질적인 조건과 소박한 인간관계 속에서도 여유와 풍요를 누릴 수 있다. 이것은 실제로 이러한 삶을 살아보아야 알게 되는 것이다. 말과 사상으로는 제대로 전달될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것에 대해 글로 전달해야하는 입장이어서 이렇게 시도하고 있다.

소박한 마음, 단순한 삶은 우리로 하여금 이 순간에, 이 곳에 있을 수 있게 한다. 그래서 과거나 미래로 도피하거나, 환상에 빠져들지 않게 하여 삶을 제대로 살아갈 수 있게 한다. 이 순간, 이 곳에 있는 사람이 삶을 제대로 살아가는 것이다. 과거는 이미 흘러갔고, 미래는 아직 오지 않은 머리 속에 잠재한 관념에 지나지 않는 것이다.

소박한 마음, 단순한 삶은 사물과 사람을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게 한다. 그래서 사물과 사람을 제대로 만나게 한다. 욕심에 가득 찬 마음, 복잡한 마음은 사물과 사람을 자신이 원하는 대로 바라보기 때문에, 현실이 아닌 왜곡된 세상을 만들어 낸다. 그의 삶은 그가 그려낸 환상에 지나지 않게 된다. 그러나 소박한 마음, 단순한 삶은 외계의 사물과 사람을 왜곡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만난다. 그래서 이러한 사람은 사물과 사람의 정체를 보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그는 만나는 사물과 사람이 지닌 가치를 알아내어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소중하게 대한다.

소박한 마음, 단순한 삶은 자신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기에 편안하다. 그는 자신에게 끊임없이 무엇인가를 요구하여 자신을 조급하게 하거나 불편하게 하지 않는다. 자신의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바라보면서 해야할 일을 묵묵히 실천해 나가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지만 하는 일마다 성공해낸다. 순리에 따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급하고 복잡한 마음보다 훨씬 더 좋은 결과를 낳고 앞서 간다.

소박한 마음, 단순한 삶은 곁에 있는 사물과 사람을 편안하게 한다. 자신이 누리는 평안으로 이웃을 대하기 때문이다. 그의 곁에서는 참으로 평화롭다. 사람들은 그의 곁에 오래 있고 싶어한다. 그는 남을 위하는 일에 특별히 나서지 않는 데에도 남을 참으로 위하고 있다.

소박한 마음, 단순한 삶은 세상에 존재하는 고통을 고통스러워하지만 불평하거나 피하지 않는다. 그것을 묵묵히 견디어 낸다. 그것은 묵묵히 견디어야 하는 것이란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는 참으로 강하다. 이 험한 세상에서 자신을 지켜내기 때문이다. 그는 자신을 지켜낼 뿐만 아니라, 주변 사물들과 이웃도 지켜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