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회사 외무사원인 제 어머니께선 만성적인 수면부족에 시달리신 나머지 셔틀버스만 타시면 주무십니다. 버스에서 묵주기도를 하려고 묵주를 드셨지만 1단도 채 끝나기 전에 졸기 일쑤라고 하십니다. 이런 어머니께 전 『묵주를 쥐고 주무셔도 좋으니까 언제 어디서건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기도하겠다는 자세만 지니시면 됩니다』라고 말씀드립니다.
기도가 좋은 줄 알면서도 기도를 자주 하지 못한다는 분들의 말씀을 들어보면 「분심 중의 기도」와 「기도의 장소」에 지나치게 신경을 쓰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전 기도가 생활화되기 위해선 기도에 대한 형식주의 엄숙주의적 강박관념을 버려야한다고 생각합니다.
전 쉬는 교우 몇 분을 다시 성당으로 돌아오도록 도운 적이 있었는데 그분들은 모두 「엄숙주의적인 강요된 신앙」에 대한 거부감을 갖고 계셨습니다. 『꼭두새벽부터 자는 애들을 깨워 강제로 기도시키는 어머니가 싫어 성당에 나가지 않게 됐다』는 한 자매의 말을 듣고는 『직장 생활을 하시느라 피곤하시면 누워서 기도하십시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다른 쉬는 교우들께도 『우선 영광송만 해 보십시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기도는 하느님과의 대화이니 만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듯 합니다. 어떤 분들은 아주 빨리하는 기도는 기도하는 것 같지 않다고 하는데 저도 직접 해보기 전에는 그런 생각을 가졌습니다. 그러나 제 경험으로는 정신집중 면에선 빠른 기도만큼 좋은 것이 없어 요즘은 주로 빠른 기도를 합니다. 어떤 식으로 기도를 하든 간에 기도의 생활화야말로 하느님께 다가가는 지름길입니다. 「게으른 기도」「성의 없는 기도」탓하기 전에 기도가 세수나 양치질처럼 하루도 빠뜨릴 수 없는 생활 습관이 되도록 서로서로 도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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