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의 새 천년기를 여는 쇄신의 바람과 함께 새로 주교직에 오른 두 분 주교의 서품을 진심으로 축하하며 앞으로 서울대교구가 시도하는 모든 사목적, 제도적, 영적 성숙과 쇄신에 있어서 큰 몫을 담당할 것을 기대해 마지 않는다.
두 분 주교는 1월 25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서품식을 거행하고 사제서품 때와 같이 제단 앞에 엎드려 자신의 모든 것을 하느님께 봉헌하고 하느님의 백성을 위한 참된 봉사와 희생의 길을 가겠다고 다짐했다. 신임 보좌 주교 두 분이 서품식을 통해 주교로 탄생함에 따라 서울대교구는 이제 한국교회와 서울대교구가 처해 있는 현실과 새로운 시대에 맞게 새로 태어나기 위해 펼치고 있는 새로운 시도들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게 된다.
새로 탄생한 주교들은 지난 6월 임명된 몬시뇰 네 분과 함께 교구장인 정진석 대주교를 보좌하면서 자기 자신과 동료 사제들, 수도자들, 그리고 모든 교구민들의 기도 안에서 맡겨진 주교의 직분을 충실하게 수행하게 될 것이다.
지난해에는 전세계의 주교들이 한 자리에 모여 새 천년기 세계 교회의 나아갈 방향을 논의한 세계 주교대의원회의 제10차 정기총회가 열린 바 있다. 이 회의는 지난 십수년간 평신도, 수도자, 성직자 등을 주제로 열린 일련의 주교대의원회의를 마무리하는 역사적의 자리였으며 특별히 하느님 백성을 이끄는 목자로서 주교들의 직무를 논의했다.
10월 한 달 동안 열린 이 회의를 마치면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를 비롯해 참석한 모든 주교들은 폭력과 불의로 점철돼 있는 오늘날 세계 안에서 주교들은 희망의 목소리가 되고 교회 안에서 친교와 일치를 이뤄내는 거룩한 인물임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주교들은 회의 폐막과 함께 발표한 담화를 통해 주교가 어떻게 자신의 직무를 충실하게 수행할 수 있는가 하는 것은 가난하고 고통받으며 소외 받는 이들과 얼마나 함께 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담화는 오늘날 주교들이 다만 거룩하기만 해서는 안되며 그리스도를 본받아 복음적 가난을 몸소 실천하고 가난한 이들이 교회 안에서 편안함을 느낄 수 있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담화는 또 주교들은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없는 힘없고 약한 사람들을 위해서 목청을 높여 말해야 하며 주교는 진정으로 가난한 이들의 친구요 아버지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오늘날 세상과 사람들은 그 어느 때보다도 혼란스럽고 어지러운, 세속화된 사회 안에서 살아가고 있다. 교회는 이들의 목마름을 적셔주고 새로운 세상과 영원한 생명에 대한 희망을 심어주어야 한다.
두 분 주교의 서품을 다시 한 번 축하하며 거룩한 사제요 하느님의 충성스러운 종이 되어주기를 우리 모두가 기도드려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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