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24일 평화의 사도인 성 프란치스코의 고장 이탈리아 아시시에서는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의 날」행사가 열렸다.
한국에서는 최창규 성균관장이 유교를 대표해 참석했고 주교회의 교회일치와종교간대화위원회 총무 홍창진 신부를 비롯한 관계자들이 참석해 평화를 위한 기도의 대열에 함께 했다. 다음은 홍신부의 간략한 참관기이다.
지난해 9월 11일 미국 뉴욕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은 전세계의 평화를 위협하는 전대 미문의 사건이었다.
그 후 전세계는 평화가 심각하게 위협받고 있다는 위기감에 휩싸여 있다. 미국은 2002년을 전쟁의 해로 선언했고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보복 전쟁은 지금까지 계속되는 가운데 지구촌은 경제, 사회, 문화 분야에서 모두 안정을 잃어버린 듯 하다.
무릇 종교는 갈등과 반목이 있는 곳에 화해와 평화를 가져와야 할 의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계의 어떤 종교도 전세계적으로 평화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없었다. 이번에 교황청 주최로 이탈리아 아시시에서 이뤄진 세계 평화를 위한 기도회에 참석하면서 평화의 사도로서 교황 성하의 면모를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었다.
이번 기도회에는 동방정교회의 총대주교 바르톨로메오 1세, 성공회 켄터베리 대주교 리처드 갈라드, 루터교 세계총회장, 세계 개혁교회 회장을 비롯하여 비그리스도교에서 티벳 불교 대표, 이슬람 대표, 유대교 세계 대표등이 참가해서 평화에 대한 간곡한 기조연설을 했으며 12개국 종교 대표들이 각국의 언론의 기원문을 낭독했다.
이 때 한국은 유교 대표로 최창규 성균관 관장이 한국말로 기원문을 낭독했는데 유림 복장이 종교 지도자들에게 생소했는지 방송 카메라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그리고 23일에는 평화포럼도 마련됐다. 31개국 대표들이 각국의 갈등과 분쟁 현실을 이야기하며 평화를 간절히 원하는 내용을 5분씩 연설했다. 이때 한국 대표로 성균관 관장이 발표했는데 한반도 분쟁의 현실 그리고 9?1 테러 이후 더욱 악화된 통일 현실을 설명하면서 종교인들이 일치함으로써 힘의 논리로부터 벗어나자고 호소했다.
세계의 현실은 미국의 힘의 독주로 평화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테러의 비윤리적인 면은 지탄받아 마땅하지만 힘을 행사함으로써 세계 평화가 지켜지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된다. 이런 힘의 논리를 거부하고 사랑으로 평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당위성은 누구나 다 알고 있지만 구체적으로 누가 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대안이 없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구촌 안에 유일하게 가능한 분이 계셨다.
그분은 교황님이셨다. 교황님이기에 전 세계 최고 종교 지도자들이 모일 수 있었고 모두 모여서 힘을 합하였기에 전 세계인들에게 평화 운동에 동참하도록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이번 세계 평화 기도회에서 전 세계 최고 종교자들이 함께 모여 간절히 기도 한 것은 동시에 전 세계인이 평화를 위해 기도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이 전 세계인의 기도가 결국은 전쟁과 폭력에 대항하는 평화의 방패로서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더 큰 힘으로 우리 인류 안에 자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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