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바로 다음 날인 2월 13일 재의 수요일부터 올해 사순절이 시작된다.
우리는 재를 받으며 다시 참회의 사순시기를 맞는 것이다. 회개를 위한 섭리의 시기인 사순시기에 『하느님과의 모든 만남은, 어느 의미에서 최후의 심판이기도 하다』는 말씀을 묵상해보도록 하자.
더불어 『우리가 하느님께 가까이 갈 적마다 직면하는 것은 삶과 죽음이다』는 말씀도 함께 떠올려 보자. 올바른 정신 속에서 그분께 나아갈 때 그것은 삶이며, 경배심과 회개하는 마음 없이 나아갈 때는 죽음이 나타나게 된다는 가르침이 아닐 수 없다. 애정과 우정은 이를 위하여 우리가 많은 것을 희생할 준비가 되어있지 않다면 자라지 않는 것과 같이, 우리는 주님께 첫째 자리를 드리기 위해 많은 것을 제쳐놓을 준비가 되어 있어야만 한다.
『너희가 거저 받았으니 거저 주어라』(마태 10, 8). 이는 올해 사순절 교황담화 주제다. 이 말씀은 주님의 죽음과 부활의 신비를 되새기는 이 사순시기에 「구원」이라는 엄청난 은총의 선물을 묵상하도록 이끌고 있다.
우리는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모든 것은 주께서 주신 것이며 우리의 것이 아니라는 것을 알고는 있다. 그러나 쉽게 이 가르침을 외면하는 것이 우리네 일상 삶은 아닐까?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것은 모두 하느님에게서 받은 것이 아닙니까?』(1고린 4, 7)라고 바오로 성인은 우리에게 묻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깨닫고, 형제 자매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위하여 힘써야 한다.
오늘 본보에 소개된 성가복지병원이야말로 바로 이 가르침을 실천하는 구체적인 사례중 하나일 것이다. 10년 동안 가난한 이들을 위한 무료병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그 자체가 암울한 이 시대, 이 사회를 밝히는 한줄기 빛이라고 본다. 우리 모두 바로 성가복지병원의 모범을 따라 살아가는 희망의 사도가 되도록 하자.
회개와 보속의 시기, 사순절을 맞아 우리 모두 다짐을 하자. "나는 마치 최후의 순간이 찾아온 것처럼 오늘을 살아가리라!"는 각오를 새롭게 하자.
나는 마치 최후의 순간이 찾아온 것처럼 오늘을 살아가리라! 오늘 나는 어려운 친구를 도우리라. 내일이면 그는 나에게 도움을 요청하지 않게 될 지도 모르고, 나도 그의 요청을 들을 수 없게 될 지도 모르는 일이다.
오늘 나는 나의 모든 것을 바치리라. 내일이면 나는 아무것도 줄 것이 없어질 지도 모른다. 또한 구할 사람도 없어질 지도 모른다. 오늘이 내 생애에 있어 가장 훌륭한 날이 되게 하리라.
나의 최후를 위해 나의 최선을 다 해야만 하리라. 나는 마치 최후의 순간이 찾아온 것처럼 오늘을 살아가리라! 그리고 만약 오늘이 내 최후의 날이 아니었음을 알게 되면 나는 무릎을 꿇고 감사를 드리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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