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농 직거래 공동체 한울생협의 정기총회를 마쳤다.
생산자와 소비자가 직거래활동을 한 지 12년째. 생산자 몇 명과 저녁식사를 하고, 차를 마시다보니 노래방까지 진출하게 되었다. 도시에서 대접할 곳이란 그런 곳밖에는 없으니 어쩔 수가 없었다.
쑥스러워하는 그들을 앉혀놓고 선창을 하며 유도를 했다. 한창 흥에 겨웠는데, 난 갑자기 어릴 적 부르던 동요가 생각났다. 고향의 봄.
「복숭아꽃, 살구꽃, 아기 진달래, 울긋불긋 꽃대궐 차리인 동네」가 그리워지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마구 쏟아졌다. 생산자들은 나에게 2년 내에 귀농할 것 같다며 놀려댔다.
나이가 들어서 그런가. 왜 이리 푸근한 고향땅이 그리울까. 도시에서만 살았던 사람이 그리워 할 고향땅이 어디 있다고. 요즘 생활이 너무 메말라서 그런가. 하기야 바쁘게 돌아가는 일에 쫓겨 여유있게 생각할 시간이 잠깐도 나지 않으니, 「고향의 봄」 노래는 나를 울리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올해 들어 어른이고 아이고 할 것 없이 좋아하는 인삿말이 있다. 『모∼두 부∼자 되세요』 그렇잖아도 바쁜데 더 바쁘라는 것 같아 들을 때마다 답답해진다.
경제난국을 헤쳐가다 보니 돈의 가치가 모든 것의 우선이 되어 있기 때문에 생긴 말이겠지만, 「고향의 봄」을 그리워하는 나로서는 돈보다도 마음이 여유롭고 풍요로워지는 것이 더 우선이다.
경제 소득을 올리는 데에만 마음을 쓰지 않고, 잡초와 벌레에 곡식을 빼앗기면서도 사람과 땅의 생명을 살리는 데에 더 힘을 쏟는 한울생산자들의 넓고 깨끗하게 비운 마음을 생각하면 마음 한 구석에서부터 푸근해지기 시작한다.
고향같은 사람들. 고향이 그리워 눈물바람을 한 김에 나도 유행어 하나 만들어 인사를 하고 싶다.
『새 봄입니다. 모두 고향의 봄으로 초대합니다. 어깨동무하고 함께 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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