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면 관계로 평신도 사도직이 무엇이냐에 대한 설명은 생략한다. 이미 한국 교회 안에서도 평신도 사도직을 논해 왔고, 특히 제2차 바티칸 공의회 이후 「평신도 그리스도인」이라는 「사도적 권고」까지 나왔지만 한국은 아직 본당 사제 중심의 사목, 조금 발전했다는 단계에서는 수도자들이 일부를 담당하는 듯한 본당 사목, 조금 더 발전했다는 단계에서는 본당 사목협의회가 부분적으로 돕는 본당 사목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평신도 사도직 수행에서 변한 것이 있다면, 옛날에 비해 평신도 '대표'가 여러 면에서 여러 가지 형태로 나타났다는 점이다.
평신도 사도직 활동
평신도 사도직 수행이 그 조직이나 활동에 있어서 그 이상의 발전을 보지 못하는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그 중에서 흔히 지적되어 온 것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성직자들과 평신도들이 더욱 가까이 협력하려는 생각이 아직도 좀 부족하다는 점이고, 다른 것은 교구나 본당에서 평신도들이 들어가 「유급으로」도 활동할 수 있는 자리에는 이미 수도자들이 들어가서 활동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자면, 어린이들과 청소년들을 교육하는 것, 유치원을 운영하는 것, 일반적으로 교리를 가르치는 것, 입교자들을 인도하는 것, 신자들을 재교육하는 것, 신자들의 단체 활동과 사회 참여 방법을 연구하고 그들을 이끌어주는 것, 본당 구역 내에 거주하는 신자 병자들이나 쉬는교우들을 돌보는 것, 본당의 전례를 담당하는 것, 제의와 제대 준비에 봉사하는 것 등이 그것이다.
평신도 사도직 수행 방법
평협과 사협의 관계: 「평신도 사도직 협의회」는 「평신도 그리스도인」 사도적 권고의 내용에 기초한 평신도 사도직의 효과적 수행을 위해 만들어진 조직이다. 물론 그것은 「교계의 사도직」이 아니라 「평신도 사도직」을 수행하는 조직적 방법이라는 말이다. 평협은 교구 차원에서나 본당 차원에서 「의결 기관」이나 사무 행정 기관이 아니라 「협의체」라고 보아야 한다. 그런데 한국에는 교구 차원의 평신도 사도직 협의회(평협)가 본당의 사목 협의회(사협)(명칭이 좀 다른 것도 있음)와는 밀접한 관계에 있지 않는 것 같고(교구에 따라 차이가 있겠지만), 평협 회장이 본당의 사협 회장들에 의해 선출된다고 하는 경우에도 평협의 사업은 독자적으로 추진되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평협과 사협들의 관계는 유기적으로 협의하는 것으로 전제하는 것 같다. 평협과 다른 단체들의 관계: 한국 교회에서 알아듣기 어려운 것이 몇 가지 있다. 외적으로 관찰한다면, 교구 평협 곁에 다른 독립된(교구 차원의) 「연합회들」이 있는 것 같다. 「교구 평협 체제 안에서 활동하는 부서」로서 존재하는 것 같으나 실제로는 「교구 평협 밖에 존재하면서」임의로 활동을 전개하는 연합회들처럼 보인다는 말이다. 교구에 따라 다르겠지만 여성연합회, 가톨릭대학생 연합회, 가톨릭 노동청년회, 가톨릭청년 연합회, 교리교사연합회, 가톨릭 농민회, 연령회 연합회. 레지오 마리애 등이 그렇게 보인다. 여기에 'OOO연합회'라고는 부르지 않지만 그러한 체제를 갖춘 영성 또는 신심 단체들을 추가하면 그 수는 더 많아진다. 꾸르실료, 성령쇄신운동 등.
병립하는 단체들: 교구 차원에서 평신도 사도직 협의회의 체제와 기능은 교구 차원의 평신도 사도직 수행을 목적으로 하는 협의체로서 「사목적으로」해결되어야 할 것 같다.
한국의 교회 단체들이 다양한 것도 좋고 특수성이 있는 것도 좋은데 왜 그렇게 평신도 사도직 수행을 위해 조직적이고 유기적인 체제를 갖추지 못하고 적당히 병립하는 단체들처럼 보이느냐고 묻는 사람은 한 둘이 아니다. 극단적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이렇게 표현한다. 「교구에 본부를 둔 단체들이(활동단체는 물론 영성단체들도) 본당으로 진출하는 것은 마치 새로 개발되는 지역의 적당한 곳을 골라 본점에서 「체인 점포」를 내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활동 또는 영성(신심) 단체들은 단체적으로나 개인적으로 「평신도 사도직」을 수행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따라서 그 효과적 수행을 위해서는 「평협」 체제 안에 들어가 활동해야 할 것 같다.
신자들을 위한 활동-영성 단체들의 존재 이유: 적어도 교구 단위에서는 평신도 사도직, 사도직 수행의 방법, 평신도 활동 단체들간의 유기적 관계, 활동 방법들간의 고유성과 보편성의 조화 등 그 「전체」를 볼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어떤 단체들은 「신자들이 무엇을 필요로 하는지를 연구하고 찾아내서 그것을 공급해주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에서 어떤 특별한 목적을 위해 만든 「활동단체」나 「운동」을 한국의 여건과는 상관없이 그대로 받아들여 그 단체 자체의 발전을 위해 한국 신자들에게 보급한 것이 아니냐고 묻게 된다. 단기적으로는 그러한 단체활동이나 운동이 신자들에게 효과를 가져왔지만, 장기적으로는 한국의 풍토가 변했음을 감안해서 그 단체활동이나 운동의 목적과 방법을 쇄신하지 않으면 신자들의 발전을 위해 더 이상 도움이 되지 못할 수도 있을 것이다.
평신도 사도직 협의회와 평신도 사도직을 수행하는 단체들의 목적과 조직을 한 번쯤 점검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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