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명이나 되는 북한 이탈 주민들이 무사히 서울에 도착했다. 그 동안 이들이 겪었을 그 숱한 고난과 고통의 시간들에 대해 이제는 보상받고 참으로 인간답고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게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해 마지 않는다.
하지만 이것은 끝이 아니라 시작이라는 것을 우리는 마음 속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이미 여러 해 전부터 시작됐으며 점점 늘어만 가는 북한 이탈 주민들 문제에 대한 대처는 이제부터 본격화되어야 한다.
이번 사건은 몇 가지 의미를 갖는다. 우선은 탈북자들의 대량 유입을 의미한다. 갈수록 늘어가고 있는 탈북자들은 이제 대량으로 이른바 「기획망명」을 시도하고 있다.
다른 한가지는 심각한 우려의 대상이기도 한데 수만명에서 수십만명으로 추정되고 있는 중국 등의 탈북자들이 중국 정부의 색출 작업이 강화됨에 따라서 신변의 위험이 가중될 것이라는 것이다.
대북 문제를 담당하고 있는 실무자들은, 특히 중국에서 탈북자들이 처해 있는 현실을 직접 보고 들은 사람들의 경우에는 이 문제가 매우 심각하다고 우려한다. 중국과 북한의 관계를 고려할 때 우리 정부의 대중 외교가 얼마나 탈북자들의 신변 안전 위협을 완화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라고 말한다.
북한이 막고 중국이 송환해도 북한 주민들의 대열은 결코 줄어들지 않을 것이다. 가중되고 있는 북한의 식량난으로 이같은 탈북 러시가 시작됐지만 이제는 단순히 식량 문제가 탈북의 모든 원인도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나서야 한다. 북한의 식량난을 완화하기 위한 지원은 꾸준하게 지속돼야 한다.
이와 함께 한국 교회는 남한내 북한 이탈 주민들에 대한 사목적 배려를 일상화해야 할 것이다. 탈북자 문제는 이제 우리 모두의 문제이다. 탈북자들이 소수에 머물 때에는 정부의 보조와 지원이 효과가 있었지만 이제부터는 정부의 관심과 지원은 필요 조건에 그친다. 탈북자들이 한 동포로서 우리 안에 우리와 함께 머물러 살기 위해서는 민간단체의 지원, 그리고 우리 모두의 관심과 사랑이 충분 조건이 될 것이다.
다행히도 교회 안에는 수많은 사회복지 기구와 단체, 다양하고 포괄적인 복지 프로그램들이 운영되고 있다. 탈북자들을 우리들의 기존 사목 영역 안에서 다른 모든 신자와 국민들과 마찬가지로 포용하기 위해 조금만 노력한다면 장기적으로 통일 시대를 바라보는 한국교회의 예언자적인 역할과 소명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주교회의 차원의 더욱 깊은 관심과 함께 각 교구에서 이들을 적극 지원하려는 노력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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