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같은 쓰레기 처리는 종류에 따라 처리 방법이 다르다. 그렇지 않고 귀찮다고 아무데나 매립된 폐기물은 심각한 토양오염에 지하수까지 오염되어 나중엔 복구할 수 없는 사태를 당한다.
인간사회의 여러 비리들도 골치아픈 쓰레기 처리 과정과 비슷한 것 같다. 이웃을 사랑하라니까, 또 귀찮기도 해서 유야무야 지나치면 그 비리의 주인공들은 나중엔 더 큰 비리의 주인공들이 되었다. 그 사례들은 세월의 연륜만큼이나 다양하게 겪었다.
어떤 인간 집단이나 어물전의 꼴뚜기는 언제나 있지만 꼴뚜기가 모양으로만 망신을 시키는 것이 아니라 뿌려놓는 먹물을 모두 뒤집어쓰는 곤욕을 치르는 예도 많았다.
공동체 안에서 화합을 이루는 길은 그냥 무조건 『서로 사랑하라』는 말로만은 절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 공동체에 자부심과 긍지가 없을땐 서로 분열을 일으키는 일이 다반사고 그래서 공동체의 질적 수준을 위해서 알맞은 조치는 필수라는 확신만 생겼다.
학생 때 품행이 안 좋기로 소문이 난 애가 있었다. 그 아인 자신이 안 좋은 말을 듣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행동은 그대로였다. 나중엔 어떤 아이를 도둑놈이라는 누명을 씌우려고 사건을 모의하기도 했다. 주위 사람들은 몇 년이 지나서야 그것이 조작된 사건이라는 것을 알았다.
사람들에게 설문조사를 하면 착하게 양심대로 살면 오히려 손해보는 경우가 많다고 응답한 사람들이 많았다고 한다. 사회제도의 불합리도 그렇지만 그런 사람들을 만만하게 보는 풍토도 한 몫할 것이다.
다른 사람의 잘못을 비판하는 소리를 듣고 옆에 있던 그 사람의 동료가 인심좋은 사람처럼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조언한다. 그런데 얼마 후엔 바로 그 사랑하는 마음을 가지라고 충고하던 사람이 똑같이 비판의 대상으로 주목받는 것을 보고 옛날에 그 동료를 옹호해 준 말은 사실은 자신도 그와 똑같은 사람이라 마치 자신의 허물이 들킬까봐 헐레벌떡 덮어버린 거나 다름없었다.
남의 비리가 드러날 때 어떤 교회 관련자들은 지정곡 부르듯이 사랑하기만도 짧은 인생인데 사랑하라고 충고 한다. 그런 소리를 들을 땐 과정도 절차도 없이 그냥 무조건 아무 폐기물이나 아무 땅에 마구 덮어버리는 행위를 접하는 것 만큼이나 답답하기만 할 뿐이다.
교활한 사람들의 직권 남용과 직권이 주는 좋은 선입견을 오히려 악용해서 비리를 저지르는 것은 그 무엇보다 큰 사회악이다.
인성교육의 등한시가 초래한 지금의 한국 사회의 부적격자들의 사회 지도층 진출과 횡포는 당해 보지 않은 사람들이 없었을 것이며 나 또한 예외가 아니었다. 신앙 덕분에 주님께 맡기고 내가 가장 바라는 「마음의 평화」로 나를 채우려고 노력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성서말씀대로 주님의 정의가 무엇인지 보여주시기를 바랬다.
오랜 시간의 흐름 속에서 일부러 타이밍을 맞추려고 해도 그렇게 될 수 없을 정도로 절묘하게 시기를 맞추어 일어난 일들을 보고 역시 「주님은 정의의 하느님」이시라는 것을 통감했다. 큰일만도 세 번씩이나.
이성 간의 애정도 정의에 바탕을 두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애인 신드롬」같은 것이 등장하고 나중엔 주부 매춘까지 생기게 하지 않던가.
의리도 그렇고, 이웃사랑도 정의를 망각한 채 폐기물을 아무렇게나 흙으로 부랴부랴 덮어버리듯이 사랑하라며 사랑이라는 말을 남용하는 것은 주님의 뜻이 아님을 확신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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