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경제학의 창시자들 중의 한 사람인 아담 스미스(A. Smith)는 다가올 시대에 적용될 수 있는 경제 이론을 규정지었는데, 그것은 소위 말하는 「보이지 않는 손」이 인간의 복지에 크게 기여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었다. 여기서 그는 실제로는 자연 속에서도 한계가 존재하며 생태학적인 순환의 수용력도 한정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자연은 결코 사라질 수 없을 정도로 어마어마한 크기를 가지고 있다고 믿었다. 18세기에 독립된 분야로 발전하기 시작한 현대 경제학은 이와 같이 잘못된 가설에 근거하여 생산성의 향상에 중점을 두었으며 경제적인 성장이라는 좌우명 아래서 「항상 더 많이, 그리고 항상 더 빨리」라는 엄청난 비약을 향하여 출발하였다. 그리고 20세기에 들어서서 마침내 과학과 공업 기술이 경제와 밀접하게 결합된 시장 경제의 구조가 생겨나게 되었다.
오늘날의 경제 구조는 모든 것을 항상 새로운 생산물, 보다 많은 이윤, 그리고 향상된 소비로 전환시키기 때문에 경제적인 성장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생산물을 마음대로 사용할 수 있게 하였다. 그리하여 오늘날의 경제 구조는 이익과 향락을 추구하기 위하여 사람들이 소비에 집착하도록 하였다.
인간이 더 많이 소비하려는 경향에 사로잡혀 더 많은 자연을 공업적으로 형성하고 생산물로 변형시키는 동안에 화석 연료와 광물성 자원은 열과 쓰레기로 변화한다. 자원을 가공하기 위하여 연소된 화석 연료는 공기를 더럽히고 강과 바다를 오염시키며, 변화된 광물성 자원들은 폐기물로서 쓰레기장에 내버려져 땅에 많은 부담을 주게 된다. 이리하여 짧은 기간 내에 경제적인 사용의 극대화를 이루어내어야 한다는 강박감을 지닌 오늘날의 경제 구조는 자원의 고갈과 자연 환경의 파괴라는 한계에 도달하였다.
환경 위기와 관련되는 주제가 논의되면 오늘날의 환경 문제들을 순전히 기술적인 조치로써 극복하려는 시도가 항상 되풀이하여 나타난다. 하지만 단지 이것만으로는 더욱 심각한 위기를 야기할 뿐이다. 환경 문제를 극복하는 것을 돕기 위하여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윤리적으로 새로운 방향을 설정하는 것이며, 그것을 위하여 급진적인 신념의 전환을 필요로 한다.
오늘날 직면하고 있는 환경 위기를 극복하기 위하여 필요한 것은, 자연의 운명은 인간이 자연을 다루는 태도에 달려있으므로, 인간이 자연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관점의 변화와 그것에 따른 태도 변화이다. 여기서 인간은 어떠한 존재인가에 대한 질문이 제기되어야 한다.
인간이 누구이며, 무엇을 위하여 존재하며, 또 자연을 어떻게 다루어야 하는가 하는 질문은 모든 종교의 기초이다. 교회는 이러한 질문에 대하여 창조 사화로써 대답하려 한다. 즉, 하느님께서 인간과 다른 생명체와 세상을 창조하셨으며, 이 세상을 모든 생명체가 살아갈 터전으로 인정하셨으며, 세상을 이에 알맞게 가꾸고 보호하도록 인간에게 위탁하셨다는 데에서 출발하고 있다. 그러므로 교회는 계속되는 하느님의 역사적인 계획에 대한 존경과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고, 자연을 모든 생명체의 삶의 터전으로서 보존하고 보호함으로써 자신의 신앙을 실제로 보여주어야 한다. 그리고 하늘과 땅의 창조주이신 하느님에 대한 믿음을 고백하는 그리스도인들은 성서에 근거하여 하느님의 창조물인 모든 생명체들이 살아갈 수 있도록 배려해야한다.
오늘날 직면하고 있는 환경 위기에 있어서 새로운 방향 설정이나 방향의 전환은, 교회 공동체와 개개의 그리스도인에게는, 성서에 나타난 바와 같이 자신의 창조물을 인간에게 위탁하신 하느님의 뜻을 오늘날에 맞게 새로이 구체화시켜 스스로 그에 따라 살아갈 뿐 아니라 다른 사람들을 독려하는 것을 의미한다.
인간은 더 이상 지금까지와 같이 살아서는 안되며, 하느님의 창조물에 대한 책임을 느껴 신중하게 자연 개발하고 보호하여야 한다. 바로 여기서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배금주의로부터의 전향, 다시 말해서 물질적인 면에 있어서 훨씬 더 검소한 생활 방식을 발전시키는 것이 포기를 뜻하는 것이 아니라 더 충만한 의미를 지니는 삶의 길을 열어준다는 것을 삶으로써 보여 주어야 한다. 이와 같은 실질적인 생활 태도를 통하여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오늘날의 소비 지향적이고 환경 파괴적인 사회에서 새로운 행동 방식을 스스로 훈련하여 훌륭한 삶이란 단지 물질적인 재화들을 소유하고 소비하는 것과는 다른 충만한 형태임을 사람들에게 확실히 인식시킬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은 자신의 태도를 통하여 하느님의 모든 창조물이 미래를 가진다는 희망을 뒷받침할 수 있으며, 또 그렇게 하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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