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교회의 매스미디어에 대한 공식적 입장 표명은 1957년 교황 비오12세가 발표한 회칙 「미란다 프로르수스」(Miranda Prorsus)로 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매스미디어에 관한 교령」의 기초를 놓기도 한 미란다 프로르수스는 매스미디어를 「하느님의 선물」로 규정하고 있다.
「매스미디어에 관한 교령」 역시 비슷한 선상에서 매스미디어를 「놀라운 기술」로 평가했고 교황청 사회홍보위원회의 사목훈령 「일치의 발전」과 「새로운 시대」 역시 매스미디어를 「하느님 섭리에 따라 고안된 수단」으로 보았다.
교회에서 발표한 이 문헌들은 시기에 따른 약간의 차이점은 발견되지만 매스미디어의 잠재력과 영향에 따라 매스미디어를 선용해야 한다는 지적에서는 동일한 의견을 보이고 있다.
이번 제36차 홍보주일을 통해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는 「인터넷, 복음 선포의 새로운 장」이라는 제하의 담화문을 발표했다.
담화문을 통해 교황은 급속도로 지구촌 사람들의 삶에 영향을 주고 있는 인터넷에 당혹감을 표시하면서도 사이버 공간을 통한 선교 추진력에 대해 의견을 밝히고 있다.
한국교회가 인터넷이라는 금세기 최고의 매스미디어에 눈을 돌린 것은 10년이 채 안되는 짧은 역사다. 그러한 사정에 비해 현재 사이버 세계 안에 자리잡은 가톨릭 교회 사이트는 수백개를 헤아리고 국내외 성당 홈페이지도 150여개를 넘는다.
문제는 교황 요한바오로 2세가 지적했듯 인터넷 안에 무수한 교회의 역사 전통 교리 등 풍부한 자산이 내장돼 있음에도 신자들이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찾기에는 역부족이란 것이다. 홈페이지가 개설돼 있기는 하나 내용의 지속적인 유지 보수가 소홀함으로 인해 거의 개설 초기 화면에 머무르는 경우도 부지기수인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교황은 「인터넷의 깊은 데에 그물을 치라」고 권고하고 있다. 인터넷속 수많은 영상안에 그리스도의 얼굴이 보이고 음성이 들릴 수 있도록 하는 「복음화」를 강조하고 있다.
인터넷을 비롯 매스미디어를 선용하라는 교회의 목소리는 이제 그저 일회성으로 스쳐 지나가는 권고가 아니라 구체적 실제적으로 현실에 적용되어야 한다.
교회가 「정보화」라는 화두에 먼저 민감하지 않고서는 그 깊은 곳에 나아가기도, 그물을 치기에도 역부족이라는 말을 되풀이하게 될 것이다.
중요한 것은 보다 구체적이고 전문적인 교도권 차원의 관심과 지원이다. 정보화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사목 신학적 연구기구의 설치는 새복음화를 향한 기본 노력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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