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5월이면 어김없이 돌아오지만 여전히 말도 많고 탈도 많은 기념일이 스승의 날이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에도 스승의 날에 서울지역 초?중?고교의 10% 정도가 휴업하고, 경기도는 지난해 132개교보다 43개교가 늘어난 175개교가 휴업키로 했다고 한다. 스승의 은혜에 감사를 드리도록 지정된 스승의 날이 어쩌다 이렇게 됐는지 알 길이 없다.
스승의 날을 앞두고 교사들을 상대로 한 최근 설문조사를 보면 문제의 심각성은 더 크게 느껴진다. 자녀 안심하고 학교 보내기 운동 서울 협의회가 서울지역 474개 중고등학교 생활지도부 교사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 설문조사에서 제자에게 폭언을 들은 적이 있다는 응답이 3분의 1에 가까운 26.7%로 나타났다. 맞은 적이 있는 교사도 3.8%라는 충격적인 결과가 나타났다.
학생들이 올바르게 학업과 생활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할 생활지도부 교사들이 오히려 학생들에게 폭언을 듣고 심지어는 폭행까지 당했다는 사실을 접하면서 우리는 참으로 우리나라 교육의 현실에 대해서 개탄을 금치 않을 수 없다.
스승의 날이 마치 촌지를 받는 날로 인식돼 색안경을 쓴 시선이 쏟아지고 급기야는 스승의 날에 학교가 학업을 폐하는 웃지 못할 현실이 되고 말았다. 교사들은 차라리 스승의 날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호소한다.
실제로 초?중?고 교사 193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는 3명 중 2명이 스승의 날을 폐지하거나 개선해야 한다고 대답했다. 또 74.4%나 되는 교사들이 스승의 날 휴교를 원했다.
하지만 현실이 이렇다고 해서 교육의 길을 포기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 땅의 젊은이들이 올바르게 커나가야 하는 것은 국가의 미래를 위해 절실한 과제이다.
그리고 그 과제를 수행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역할을 해야 하는 것이 바로 학교와 교사들이다. 스승으로서 교사들이 자신의 소명에 자부심을 갖지 못하고 자신이 가르치는 아이들에 대해서 실망과 좌절을 느끼게 될 때 우리의 교육은 불가능하다.
스승의 날을 맞아 이 땅의 선생님들이 자신의 일을 자랑스럽게 생각하고 학생들을 위해 헌신해주기를 고대한다.
선생님들이 우리 자녀들을 올바르게 가르쳐주기를 바라는 그 만큼 선생님에 대한 존경심과 공경의 마음을 우리 모두가 다져야 한다. 교육 현실을 개탄하기만 할 것이 아니라 우리 선생님들이 내 아이에게만 관심을 쏟아주기를 기대할 것이 아니라 우리 아이들이 선생님들을 스승으로 존경하도록 가르쳐야 한다.
교사와 학부모, 그리고 학생들 모두가 마음을 모을 때에만 스승의 날이 참된 의미를 가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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