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일입니다. 한 청년이 팔목에 염주를 차고 미사에 참석하고 있어서 의하하게 생각했습니다.
미사가 끝나고 옆신자에게 물었죠. 『저 사람 불교신잔가요?』 그런데 그게 염주가 아니라 새로나온 팔찌형 묵주라더군요.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 유행하는 거라나…. 나중에 알고봤더니 어떤 것은 십자가는 없고 알이 큼지막하게 제작돼 진짜 스님이 사용하는 염주와 구분이 안가는 것도 있더군요.
전에 것이 익숙해서 그런지 생소한 형태의 묵주에 왠지 거부반응이 생기는게 저도 그만큼 나이가 먹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물론 묵주가 꼭 어떤 형태여야 한다는 규정은 없겠지만 형형색색 다양한 묵주가 기도의 도구로써가 아니라, 그저 남에게 보이기 위한 장신구처럼 변해버린건 아닌지 노파심 마저도 드는게….
우리 신앙 선조들이 묵주를 고이 간직하며 신앙을 지키고자 노력했던 모습이 과연 우리들 모습 안에서도 찾아 볼 수 있는가 하구요. 제게는 여기저기 선물받은 묵주만도 거의 10여개나 됩니다. 하지만 과연 그 묵주들 중 제 손때를 묻혀가며 기도했던 묵주가 얼마나 되는지 되돌아보게 됩니다.
『너는 왜 염주처럼 생긴 묵주를 차고 다니냐?』며 욕하는 제 자신이 이젠 할 말이 없어지네요.
성모님의 계절 5월, 이젠 저도 책상 서랍안에 내팽겨진 나의 묵주를 다시 꺼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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