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적인 소식이 외신을 타고 들려왔다. 70대 노인이 수도원 내에서 총기를 난사해 수사 2명을 살해하고 자살했다는.
총기 사건이 드물지 않게 일어나는 미국이니 별스럽지 않게 넘길 수도 있지만 그 장소가 수도원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더욱 충격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을 수 없다.
더 심각한 것은 교회에 대한 존경심이 사라졌다는 것을 보여주는 이런 행위들이 세계 곳곳에서, 더욱이 교회 내부에서도 만연하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 교회는 약탈과 방화, 도둑질 등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 그 피해액이 지난해에만 1060만 달러에 달한다고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 각 교회는 그 방지책으로 창문에는 방탄유리를 입히고 낮에도 문을 닫아걸고 있다.
또한 워싱턴 포스터지는 6월 9일 미국 가톨릭교회가 성직자 아동 성추행 파문과 관련해 218명의 성직을 박탈했으나 성추문으로 고발된 성직자가 최소한 850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교회에 대한 존경심은 하느님에 대한 외경의 표현이다. 결국 교회에 대한 이런 행위들의 만연은 하느님께 대한 현대인들의 신앙심을 반증해주고 있다는데서 우리는 우려를 금할 수 없다.
방탄유리를 입히고 성당 문을 닫아건다고 이런 행위들이 사라질 수 없다. 살아있는 신앙의 심장이어야 할 교회를 단순히 문화의 유산으로 박제화 할 수 없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하는 것일까.
16세기 르네상스 이후 인류는 철저한 인간 중심적 세계관 속에서 살아왔다. 그리고 그러한 세계관은 신앙과 이성, 종교와 자연을 철저히 구분하면서 비신화화와 탈신화화의 길을 달려왔다.
분석하고 조작하고 정복하고 통제하는 기계론적 사고로 세상을 재단해왔고 비이성적 언어인 침묵과 체험, 영성과 신비주의를 자신의 영토에서 배제시켜왔다. 나아가 교회 스스로도 이런 전통적인 교회의 보물들을 과학적 분석이라는 문화적 폭력을 가하면서 천대해왔다.
이제 세상은 비합리적 비이성적인 것에는 신경질적인 태도 마저 보인다.
그러나 그 결과 뜨겁지 않은 전례, 피상적인 미사, 체험없는 신앙생활, 무의미와 공허감이 교회 내에 팽배해 있다. 머리만 커지고 가슴은 쪼그라들었다.
이러한 일련의 현상들은 결국 신앙에 대한 가슴의 열정이 식는 냉담으로 이어지고 하느님에 대한 두려움과 그리움이 사라지게 만든다.
세상과 일상 안에서 일어나는 경이로움과 감탄이 당연한 자연현상이요, 일상의 반복에만 그친다면 우리는 무엇에서 하느님의 위대함을 접하고 그분을 그리워 할 수 있을 것인가.
교회는 방탄유리로 세상의 도전을 막을 것이 아니라 가슴을 열고 세상을 보여주어야 한다. 과학과 기술 외에 다른 세상이 있음을 보여주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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