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옥암동 신설본당에 부임한 지 어느덧 두달 반이 지났다. 이곳에 부임해서 그동안 여러가지로 분주하게 사목활동을 하고 있다. 보좌 신부도, 수녀도 없이 모든 것을 혼자 해야하고, 그러면서도 매주일 3시간씩 광주 가톨릭대학교에 출강해야 하기 때문에 무척 바쁘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새로이 신설되는 성당을 개척한다는 마음 때문에 뿌듯하고 보람도 크다.
보통 신설본당에 발령 낼 때는 성당 부지라도 마련해주고 보내서 맨땅에 헤딩이라도 하게 해주는데, 이곳 옥암동성당에 부임해 올 때는 헤딩할 땅도 없이 허공에다 헤딩해야만 했다. 그래서 성당 부지를 알아보느라 정신없었고, 그동안 분가되어 나올 하당성당에서 본당 신부님의 배려로 몇차례 미사를 드릴 수가 있었다.
그 다음에는 목포시에서 위탁받아 우리 천주교에서 운영하고 있는 사회복지관 4층을 빌려 미사를 드렸었는데, 그러나 사회복지관 사용도 여의치 않았다. 어떤 잘난 여기자가 시(市)에서 위탁한 복지시설을 임의로 특정 종교가 사용한다는 내용으로 신문에 기사화해서 목포시 당국으로부터 「방 빼」라는 시정 조치가 내려왔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다른 상가 건물이나 빌딩들을 알아봤지만 도저히 구할 수가 없어서, 어쩔 수 없이 「배 째」라는 심정으로 한달 가까이 더 버텼다.
참으로 집없는 사람의 서러움을 참담하게 느낄 수 있었다.
다행히 얼마 전부터 성당 부지가 마련되어서 그곳에 천막 50평을 치고 미사를 봉헌하고 있다.
이곳 천막 성당은 비록 초라하지만, 남의 집살이를 면해서인지는 몰라도 아주 편안하고 또한 너무나 우아해서(?) 마치 호텔 같이 아니 궁전처럼 느껴져, 개인적으로 생각할 때 아마 이 세상에서 제일 훌륭한 성당인 것 같다. 예수님께서 이 땅에 다시 오신다면, 그래도 마굿간보다 훌륭한 우리 천막성당을 내어드리고 싶다.
나는 이곳 천막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사목활동을 하면서 여러가지로 힘들 때도 많지만, 오히려 은총의 시기가 아닌가 묵상할 때가 많다. 그래서 정말 새 신부라는 초심의 마음으로 돌아가 열정적으로 뛰고 있다. 신자들에게는 참으로 겸허하고 사랑이 많으신 그리스도의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다.
그러면서 우리 옥암동본당의 모든 신자들도 지금은 비록 초라하고 허술한 천막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있어 여러가지로 불편한 점이 많겠지만, 오히려 이런 경험들을 통해서 신앙적으로 더욱 성숙할 수 있는 은총의 기회로 삼았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이 항상 우리 옥암동본당 공동체와 함께 하신다고 확신하면서 모든 신자들과 함께 파이팅을 외쳐본다.
광주대교구 옥암동본당(주임=오갑현 신부)은 새성당 건립을 위한 도움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옥암동본당은 성당부지조차 없는 상황에서 시작해 어렵게 땅을 마련하고 50평짜리 천막 성당을 지어 그곳에서 미사와 각종 전례를 지내고 있다. 지난 5월 26일 기공식을 가진 옥암동본당은 올 11월경 본성당 공사를 마무리 할 계획이나 주일미사 참례자가 400~500여명에 불과해 자체 힘만으로는 신축이 불가능한 상태다.
※도움주실분=농협 350-02-180694 오갑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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