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야흐로 피서의 계절이다. 매년 7월과 8월이면 수많은 인파가 바다로, 산과 들로 향한다. 때로는 휴식을 취하기 위한 이런 발걸음이 오히려 피로와 고단함으로 응답하는 경우도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사람들은 피서길을 나선다.
생활에 여유가 생기고 그저 먹고 살기에 급급했던 시기를 어느 정도 벗어나면서 우리 국민들이 여행을 포함한 여가 활동에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는 단순히 여름 행락철에만 국한되지 않고 연중 내내 이뤄지는 경향이 자리잡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욱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5일 근무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된다면 일주일에 이틀의 휴일을 적절히 활용한 여행과 관광은 일상사가 될 것임을 충분히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교회는 나름대로 이러한 사회의 흐름을 주시하면서 이른바 「관광사목」 「피서지 사목」이라는 새로운 사목 분야에 대해 적절한 대처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했다. 하지만 이제 이에 대한 대처는 좀더 본격화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원주교구처럼 관할 구역 안에 관광지들이 많이 포함돼 있는 교구나 지역적인 특성상 산업시설들이 많은 마산교구 등에서는 주5일 근무에 대한 교구 차원의 논의를 마치고 본격적인 실험 단계에 들어서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일부를 제외하고는 여전히 대부분의 교구에서 관광사목이 관광객들을 대상으로 미사 참례의 편의를 제공하는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는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95년 가톨릭신문이 조사한 「피서지 신앙실태」 조사 결과를 보면 신자들의 피서지 또는 관광사목과 관련된 욕구들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응답자의 38.4%가 피서지 임시 성당이나 피서객을 위한 신앙강좌 등을 요청했다. 반면 45.4%는 휴가시 미사 참례를 염두에 두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같은 결과를 염두에 둘 때 여행을 떠난 신자들이 여행지에서도 지속적으로 신앙생활의 끈을 잃지 않고 휴식과 함께 새로운 영적 자양분을 얻을 수 있는 다각적인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것이 절실함을 알 수 있다.
특히 주5일 근무제 실시와 함께 여가 활용이 과거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으로 일상화될 때 이미 관광사목은 특수사목이 아니라 본당사목과 같은 상시적인 사목 영역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만큼 본당에서의 신자 재교육 기회 등을 통해 올바른 휴식과 여가 선용, 신앙 생활의 지속 등을 위한 신자들의 의식 변화를 유도하는 방안도 마련돼야 할 것이다.
아울러 가족 단위의 피정이나 답사 등 가족 단위로 진행되는 각종 교육 및 행사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실시하는데 적극 관심을 기울여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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