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력은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이 세상에 우리를 매혹하는 매력을 지닌 존재가 전혀 없다면 우리의 삶이 얼마나 삭막할까? 추운 겨울을 이겨내고 가까이 다가온 봄을 알리며 피는 봄꽃이 아무런 매력을 지니지 않고 있다면, 그 봄꽃을 바라보고 싶은 마음이 일까? 그리고 그 꽃을 바라보면서 기쁨을 느낄 수 있을까? 어린 아이의 순진한 모습과 미소가 아무런 매력을 지니지 않는다면, 아이를 키우는 부모의 마음이 얼마나 고달프게 될까? 혼인 적령기에 든 아가씨의 자태와 마음씨에 매력이 전혀 없다면, 어떤 젊은이가 나서서 결혼하여 가족을 부양하는 무거운 짐을 짊어지려고 하겠는가. 나 자신이 어느 누구에게도 아무런 매력도 주지 못하는 존재라면, 이 또한 얼마나 큰 슬픔이 되겠는가.
우리는 꽃이 자신을 바라보고 기쁨을 느끼게 하는 매력을 지녔기에, 어린 아이의 천진무구한 모습이 우리에게 생명의 큰 기쁨을 주기에, 젊은 아가씨의 생기차고 아리따운 모습이 가까이 가고픈 큰 매력을 지녔기에, 이들을 좋아하고 온갖 수고를 아끼지 않는다. 매력은 우리에게 기쁨을 주고 기꺼이 매혹되게 하며 삶을 생기 있게 살아가게 한다. 그래서 매력은 매우 긍정적이고 좋은 것이다.
존재하는 사물과 사람들은 어떤 형태로든 나름대로의 매력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지닌 매력을 자산으로 하여 다른 존재들과 일정한 관계를 맺고 유지해 나간다. 내가 가진 물건들,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과 단체들이 가진 매력 덕분에 나는 그들을 아끼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온갖 수고를 다한다.
그런데 이 매력이 관계의 위치에 따라 유혹이 될 수 있다. 수많은 진열대에 전시된 좋은 물건들이 나의 정신을 혼미하게 하는 유혹의 대상이 될 수 있고, 마음씨 곱고 아리따운 젊은 처녀가 파탄으로 몰아가는 유혹의 원천이 될 수 있으며, 사람들을 굶주림과 빈곤으로부터 해방시켜 살릴 수 있는 소중한 돈이 나를 타락의 나락으로 전락시킬 수 있는 유혹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어떤 관계에 있느냐에 따라 사람을 살게 하는 매력이 될 수도 있고, 사람을 죽게 하는 유혹이 될 수도 있다.
외부에 존재하는 꽃, 좋은 물건들, 돈, 아름다운 아가씨는 그 자체로 선한 것이다. 형이상학에서 「존재는 선」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그것이 나와 아직 아무런 관계를 형성하지 않고 있는 동안에는 중립적이다. 나와 어떤 관계를 맺느냐에 따라서 나를 살리는 매력을 지닌 존재가 될 수도 있고, 죽이는 유혹의 존재가 될 수도 있다.
외부에 존재하는 사물이나 사람들과 관계를 맺는 주체는 나 자신이다. 모든 것이 내 마음 안에서 일어나는 문제이다. 이 지구촌 안에, 우리들 주변에 존재하는 수많은 물건들과 사람들을 내가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린 문제이다. 처음 본 물건이나 사람이 먼저 나에게 강한 유혹으로 다가오는 경우에도 내가 그러한 느낌으로 그 존재와 관계를 시작하는 것에 지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내가 나의 주변에 존재하는 것들과 어떤 관계 속에 드느냐는 나의 태도와 선택에 달린 문제인 것이다. 이들이 지닌 매력에 나 역시 매력적인 반응을 보여 매력적인 관계 속에서 매력적인 삶을 엮어갈 수 있도록 매력적인 생각과 매력적인 선택을 해나갈 일이다. 그래서 더 이상 유혹에 시달리지 않는 건강하고 아름다운 몸과 마음을 지닌 매력적인 사람이 되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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