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말과 7월초에 즈음해 전국 각 교구와 수도회에서의 사제 서품식이 줄을 이었다. 특히 일부 교구에서 예년에 비해 더 많은 새 사제들이 탄생한 것은 새로 사제품을 받는 본인을 포함해 은인과 친지들, 출신 본당은 물론 우리 한국교회의 모든 신자들이 함께 기뻐해야 할 일이다.
전세계적으로 성소가 줄어들고 있는 시점에서 유독 아프리카와 함께 아시아 여러 나라, 특히 여전히 왕성한 신앙의 활력을 보여주고 있는 한국 교회의 성소가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번에만 해도 지난 6월 24일 거행된 서품식에서 22명의 새 사제가 탄생했는데 이는 1991년 28명 이래 가장 많은 수이다. 서울대교구는 7월 5일 거행된 서품식에서 수도회 2명을 포함해 43명이 새로 서품을 받았다.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은 시대가 던지는 많은 도전에 직면해 있다. 세상 안에 하느님 나라를 구현하도록 불리운 그리스도인들의 소명은 날로 심화되어가는 물질주의와 세속주의, 맹목적인 과학주의, 반생명적인 문화 등으로 점점 더 실천하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과학과 물질문명은 첨단을 달리고 있지만 오히려 인간의 영혼은 더욱 피폐해지고 있으며 절대적인 가치와 영원한 생명에 대한 갈망은 더욱 깊어지면서도 충족되지 못하고 있다.
그리스도의 사제들은 바로 이러한 세상 속에서 복음을 증거하는 삶을 살아감으로써 자신들이 이끄는 양떼들을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사람들이다. 끊임없이 영적으로 쇄신되고 삶으로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실천함으로써 사제들은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영원한 생명을 향해 순례의 길을 한걸음 한걸음 나아갈 수 있도록 빛이 되어준다.
더욱 구체적으로 한국 교회 안에서 사제들은 우리 민족을 복음화하는데 기여할 뿐만 아니라 세계 복음화의 선봉으로서 중국과 북한을 포함한 아시아 복음화의 첨병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여전히 복음의 씨앗이 충분히 열매를 맺지 못한 아시아 대륙에서 한국교회, 특별히 한국교회의 사제들이 짊어져야 할 소명은 막중하다. 그런 의미에서도 한국교회의 사제 성소가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는 것은 매우 기쁜 일이라고 할 수 있다.
사제 양성은 서품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평생을 지속되는 것이다. 거룩한 사제로의 부르심에 대한 응답은 일생 동안 수없이 반복되면서 성숙되는 것이다.
새 사제들의 탄생을 모든 이들과 함께 축하하며 새롭게 시작하는 봉헌된 삶이 우리 민족과 아시아, 나아가 보편교회의 성장과 발전에 기여함으로써 하느님 나라를 이땅에 이루는데 도움이 되기를 진심으로 축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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