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48년만에 기나긴 염원인 16강에 들었다. 아니 그것을 넘어 4강이란 신화를 이뤘다. 국민들의 응집력을 세계가 놀라워하고 국민 개개인 스스로도 놀랐다. 이런 열정과 애국심이 각자 마음속에 숨어 있었다니!
보통 때는 볼 수 없었던 공중질서 지키기는 물론 축구경기 보느라 범죄수도 줄었단다. 얼마나 좋은 일인가!
60년 가까이 살아오면서 처음 느껴보는 우리 국민의 훌륭하고 자랑스러운 모습들이다. 보다 마음이 즐거운 점은 거스 히딩크 감독이다.
자기만의 철저한 뚝심…. 정해진 목표를 향하는 동안 간섭과 비난이 왜 없었겠는가? 그래도 그는 아랑곳하지 않고 1년 반이라는 짧은 기간에 성공의 열쇠를 거머쥐었다.
반세기의 그 긴 세월동안 우리의 지도자들은 국민을 잘 살게 해준다는 조건으로 어떤 모습을 보여왔는지 다시 생각해보게 된다. 기본이 틀렸으면 처음부터 바로 잡아야할 일도 제대로 못하고, 부실한 그 위에 아무리 새로운 첨단방식과 기술을 쌓아봐야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우리 인간의 마음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철저한 준비, 과학적인 테스트, 성실한 자세와 당당한 자신만의 정체성…. 스포츠를 통해서도 이렇게 존경스러움과 사랑받는 히딩크를 생각하고 영상으로 볼 때마다 즐겁고 흐뭇한 마음 감출 수가 없다.
젊은이들 같이 요란스러운 팬클럽은 아니더라도 황혼의 조용한 마음속에 팬클럽을 만들어본다. 그는 우리들 마음속에 작은 변화이든 큰 변화이든 변화를 준 장본인임에는 틀림없다는 생각이 든다.
이번 월드컵은 정말이지 모든 국민들이 모든 분야에서 성숙한 도덕성과 정신력으로 훌륭히 설 수 있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 같다. 축구로 인하여, 히딩크로 인하여, 우리 선수들의 선전으로 인하여 범죄 없고 남을 배려하고 더욱 더 단결해 주님 보시기에 좋은 나라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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