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열린 소공동체 전국 모임은 미래 한국교회의 사목적 대안으로서 소공동체 운동이 지니고 있는 중요성과 가치를 다시금 확인하는 자리였다.
한국교회는 70년대와 80년대 고도성장 시대를 지나서 90년대 사회적으로나 교회내적으로 적지 않은 도전에 직면해 있는 것이 사실이다. 시대의 표징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에 따라 사회 복음화에 적극 나섰던 한국교회는 90년대 들어서면서 내적 충실을 다져야 하는 시기를 맞았던 것이다.
물질주의, 세속화, 냉담한 신앙, 믿음과 삶의 유리 등등 우리 앞에 산적한 과제들은 교회로 하여금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보도록 요구했고 가치관의 혼란과 혼돈 속에서 하느님과의 친교와 함께 공동체의 내적 일치와 친교의 노력이 필요했다.
그런 가운데 10여년 전부터 한국교회의 미래를 전망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대안 중의 하나로 대두된 것이 바로 소공동체 운동이다. 물론 남미와 제삼세계 지역을 중심으로 다양한 방법론과 형태로 진행됐던 소공동체 운동이 국내에 도입되고 나름대로 한국 사회와 교회의 실정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그리고 한국교회의 현실에 적합한 형태로 창조되고 발전되면서 적지 않은 시행착오도 겪었던 것이 사실이며 많은 비판적인 견해도 있었다.
하지만 올해 열린 제2차 소공동체 전국 모임을 보면서 우리는 한국 교회의 미래가 바로 소공동체 운동의 성패에 적지 않게 달려 있다는 점을 다시 한 번 강조하고 싶다.
전국 각 교구의 주교, 성직자, 수도자, 평신도 등 교회 구성원을 망라한 224명의 참석자들은 이번 모임을 통해서 소공동체 운동의 사목 전망을 좀더 구체화하고 걸림돌이 됐던 주요한 문제들을 심도 깊게 논의했다.
참석자들은 선언문을 통해 소공동체가 말씀을 중심으로 복음으로 변화되는 삶이며 평신도의 적극적인 참여를 바탕으로 하는 사목의 장임을 강조했다.
지난해 첫 번째 모임 이후 여러 교구와 본당에서는 사목 방향을 소공동체 중심으로 전환하는 움직임이 있었다. 그 전에 일부 교구에서 부분적으로, 그리고 일부 본당을 중심으로 전개됐던 소공동체 운동은 이제 적어도 한국 교회에 있어서 만큼은 그 보편성을 확인하고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교회는 친교이며 친교를 이루기 위한 가장 좋은 사목적 방향은 소공동체의 친교로서 드러나는 교회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더욱이 이러한 친교의 노력이 각 교구의 자발적이고도 적극적인 관심과 지원을 통해서 추진되고 있다는 것이 소공동체 운동의 전망을 밝게 한다.
전국 모임이 단지 연례행사로 그치지 않고 여기에서 논의된 사목적 제안들이 일선 사목현장에서 보다 충실하게 시험되고 검증됨으로써 장차 한국교회를 내적으로 성숙시키고 외적으로도 성장시킬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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