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다운 죽음을 도와주는 호스피스 제도가 법적으로 제도화 된다는 소식이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8월 7일 그간 제도권 밖에서 운영돼온 호스피스 제도를 제도화하기 위해 호스피스 전문병원 지정 및 전문 교육과정을 신설하고 또한 호스피스 치료 전반에 건강보험을 적용키로 했다는 내용을 발표했다.
이미 1965년경부터 호스피스 간호를 시작, 한국 내 호스피스 활동을 선도해 왔으면서도 법제화 미비로 질적 양적 활동의 어려움을 겪어온 가톨릭 교회로서는 천군만마를 얻은 듯 환영할 만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호스피스제도는 죽음을 앞둔 환자가 임종을 편안히 준비할 수 있도록 도와주고 가족들의 슬픔과 고통을 덜어주는 총체적인 보살핌을 뜻한다.
2000년 현재 우리나라 에서 암으로 사망하는 인구는 5만8000명 정도로 추산되고 있는데 이는 10년 전에 비해 2만여명이 증가한 수치다. 이들중 대부분은 마지막 시기에 극도의 통증 속에 방치돼 있다가 죽음을 맞이하고 있고 이를 지켜보는 가족들의 고통도 그에 못지 않은 실정이다. 노인 치매 등 다른 말기 만성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와 가족들도 비슷한 처지일 것이다.
이같이 만성질환 말기 환자가 증가하고 삶의 질에 대한 관심이 증가하면서 말기 환자들의 고통을 제거, 편안한 삶을 유지하고자 하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지만 그간 한국사회 안에서 호스피스 제도는 말기 환자의 삶의 권리에 대한 무관심, 호스피스 의료보험 수가 개발부족, 제도적 장치 부족 등으로 교회를 중심으로 한 관심있는 이들에 의해 유지돼왔던 것이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연간 암 사망자 중 호스피스 혜택을 받은 환자 수치는 2~5%에 불과했다.
2004년부터 본격 가동이 예상되는 호스피스 제도는 일면 법 시행에 앞서 환자중심의 의료복지, 질병 중심이 아닌 인간 자체를 중요시하는 다양한 의료서비스로의 발상 전환을 가져온다는 면에서도 기대를 가질만 한다.
교회 내 호스피스 관계자들은 적절한 법과 제도의 뒷받침, 의료보험 수가 책정, 전문 의료진 양성등을 앞으로의 제도 활성화 관건으로 지적하고 있다. 그간 오랫동안 노하우를 축적해온 교회 호스피스 기관 및 자원봉사자들의 보다 적극적인 역할 활동도 빠질 수 없는 부분으로 꼽히고 있다.
「인간의 생명이 죽음으로 완성되는 오묘한 섭리를 깨우쳐주는 숭고한 행위」인 호스피스 활동이 정부의 이번 법제화 결정을 계기로 교회안에서부터 보다 많은 이들에게 공감대를 형성하게 되기를 바란다.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